불과 7개월 전만 해도 '채널 십오야'가 "적자라서 고민"이라고 한 나영석 PD. 잘나가는 대형 유튜버 침착맨을 찾아가 속 깊은 얘기를 꺼내놓고, 상담을 받았다. 이후 십오야 채널을 확 뜯어 고치더니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고, 하는 것마다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나영석을 비롯한 '채널 십오야' 제작진은 하이브 방탄소년단·세븐틴, YG 블랙핑크·위너 등 글로벌 아이돌을 단체로 섭외해 게임을 진행했고, 아티스트컴퍼니, BH엔터테인먼트 등 톱스타 이정재, 정우성, 한지민, 한효주, 이진욱을 전부 모아서 유쾌한 게임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주로 '출장 십오야' 콘셉트로 수 많은 카메라와 스태프를 대동해 인기 스타들을 섭외하는 형식이 많았다. 물론 조회수도 1000만~2000만을 돌파하는 영상이 꽤 있었으나, 중요한 건 '돈을 벌지 못하는 채널'이었다.
당시 침착맨을 만난 나영석 PD는 "유튜브를 처음 했을 때 너무 재밌었고, 자극적이다. 이 플랫폼도 도파민 중독이다. 시청자 반응을 바로 볼 수 있고 조회수가 바로 나오고 인기가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며 "그 중에 사람을 중독시키는 게 구독자 수다. 구독자가 처음에 10만, 100만 갈 땐 산에 가서 도토리를 줍는 느낌이었다. '도토리 주워서 도토리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나중엔 내가 왜 도토리를 줍고 있는지 모르게 중독됐다"고 밝혔다.
'536만 구독자'를 보유하고도 적자에 빠졌던 나영석은 "솔직히 구독자 수가 많고 조회 수도 나쁘지 않은데 작년에 결산을 해보니 적자였다. 이 구조는 문제가 있다. PPL을 받지 않으니 제작비가 오롯이 저희 돈"이라며 "최근에 한 분이 '저기 있는 사람 3분의 2는 없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침착맨 님은 조금씩 살을 붙여갔다면 우리는 프로 집단에서 떼어서 한 거라 생각과 다르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어렵고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나영석 PD는 침착맨에게 조언을 받고 돌아간 뒤 '채널 십오야'를 두고 여러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야외로 출동해 게임과 미션을 하는 대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서 실내로 들어왔다. 나영석의 화려한 연예인 인맥과 섭외를 활용해 이서진, 차승원, 유해진 등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다 떠는 '나불나불'을 만들었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배우들의 10주년 동창회 '와글와글'을 내놨다.
이어 초대 게스트 황정민·정우성은 모신 삼겹살 먹방 '지글지글', 소통의 신이 되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나영석의 '부릉부릉', 세븐틴과 선보이는 여행 예능 '나나투어' 등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손절설, 불화설이 제기된 배정남과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 깔끔한 해명과 함께 또 한번 엄청난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매 영상마다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사이트까지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쯤되면 나영석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N 예능왕' 나영석이 '유튜브 왕'까지 차지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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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침착맨' '채널 십오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