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은 역시 지드래곤이었다.
그룹 빅뱅 멤버이자 솔로 가수인 지드래곤이 당당해 새 행보를 예고했다. 지난 10월부터 마약 의혹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른 가운데, 혐의 없은 결론을 맺고 새로운 행보를 알렸다. YG엔터테인먼트와 20년 동행을 잘 마무리하고 새 소속사로 이적하고 컴백을 약속한 것은 물론, 마약 근절을 위해서 앞장 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드래곤은 지난 21일 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과의 전속계약을 발표했다. 지드래곤은 참석하지 않은 기자회견이었지만, 손편지를 통해서 직접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렸다.
먼저 지드래곤은 마약 의혹 파문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며, 한해 평균 마약사범이 2만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다는 사실, 이들 중 치료기관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2만여 명 중 한 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합니다.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나누고자 합니다”라며 “또 힘이 없고, 약한 존재들이 겪게 되는 억울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런 이들의 옆에 서서 누군가의 오빠로, 형으로, 동생으로, 동료로 그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드래곤은 마약 퇴치 및 근절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재단 설립을 알렸다. 직접 재단 설립 계획을 알리고 지금까지 자긴을 응원해준 V.I.P 팬클럽의 이름으로 기부를 약속하며 진심을 전했다. 지드래곤은 “재단에서 우리는 세상의 편견, 불공정으로 고통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고, 공정하게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측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자회견에서 조성해 이사는 “아티스트 권지용 님과 갤럭시는 단순한 소속사의 관계를 넘어 파트너의 동반자 관계로 그동안 세상에 없었던 일,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개척자의 정신으로 권지용의 보지 못했던 모습들도 많이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약 퇴치 재단 설립 역시 이들이 밝힌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도전인 셈이다.
지드래곤이 마약 퇴치 관련 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일 수 있다. 마약 의혹으로 연예인으로서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받았고, 마녀사냥도 있었던 상황. 처음부터 결백을 주장한 그였지만 도를 넘어서는 허위사실 유포와 악성 댓글이 괴롭히기도 했다. 모든 일을 겪은 후 오히려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는 것. 이번 논란 내내 당당했던 지드래곤다운 행보였다. 지드래곤이 사회적으로 파급력 있는 아티스트인 만큼, 마약 퇴치 등 사회 문제 해결에 미칠 영향력이 기대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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