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스님이 유명 셰프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힐링까지 선사했다.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사찰 음식의 대가 정관스님이 출연했다.
정관스님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주방을 공개했다. 사찰 음식을 연구, 전수하는 공간이다. 정관스님은 초대 손님을 위해 준비할 메뉴를 고민하며 “마음이 가는 대로 즉흥적이다. 함께 일하는 셰프들이 힘들어한다. 불평불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관스님은 재료 특성을 살린 요리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정관스님이 초대한 손님은 정호영, 송훈, 정지선 셰프. 정관스님은 이들에게 “많은 열량을 먹으면 수행에 방해가 된다. 몸이 들썩거리면 딴짓을 하고 싶다”라며 사찰 음식이 소박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호영은 정관스님의 요리법에 크게 관심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송훈은 “요리법을 뺏어가면 어떻게 하냐”라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정관스님은 “저는 요리법이 없다. 저한테 한 번 나온 것은 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겨 셰프들을 감탄하게 했다. 이를 듣던 정호영은 송훈에게 “너는 고소한다고 쫓아다니고 그러잖아”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정관스님은 손님들을 위해 무려 11첩 반상을 정갈하게 차려냈다. 정관스님은 “아침은 간단한 흰죽. 점심은 밥, 국, 김치, 나물 세 가지 정도 해서 한 끼 양을 채운다. 저녁은 오후불식을 해서 안 먹는다”라며 수행을 위해 절식을 한다고 밝혔다.
정관스님은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한 이후 수십 명의 방문객이 절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음식이 묘한 것이다. 주방 안에만 있으면 갇힌다.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 (손님들에게 나와) 맛이 어떤지 꼭 물어봐야 한다. 신의가 쌓인다”라고 조언했다.
정관스님은 가끔 불리는 ‘셰프’라는 호칭에 대해 “시절 인연에 따라 불러주는 것이니 다 좋다. 다 내려놓고 밑바닥부터 할 자신이 있다”라고 음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드러냈다.
특히 정지선은 과거 취업이 어려웠다고 밝히며 “주방에 여자가 없다 보니 취업이 굉장히 어려웠다. 들어오는 것을 거절을 못 한다. 출산하고도 조리원에서도 일하고 애 낳고 한두 달 만에 바로 복귀했다. 일을 안 하면 너무 불안하다. 내려놓는 게 불안하다”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정관스님은 “자기 일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으면 된다. 그냥 있는 그대로 해라. 어느 순간엔 내려놓을 때가 있다”라고 조언했고 이를 듣던 정호영은 “송훈 셰프도 망하니까 내려놓더라고”라고 놀렸다. 이에 송훈은 “열심히 번 돈, 한 방에 날아가더라”라고 멋쩍어했다.
정관스님은 “서로의 고민을 음식에 녹여냈다는 생각에 음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했다. 참 만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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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인용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