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세영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으로 팬들에게 값진 상을 받았다. 바로 '확신의 중전상'. 아역 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도 설득력 있게 풀어낸 탄탄한 연기력이 값진 수식어를 완성했다.
9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드라마 배우 브랜드평판에 따르면 이세영은 지난해 9월부터 이날까지 집계된 빅데이터에서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순위 1위는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열연 중인 배우 최수종이다. 이세영으로서는 연기대상만 4차례 수상한 대선배와 같은 순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세영을 향한 이러한 관심 배경에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약칭 열녀박씨)'에 따른 호평이 지배적이다. '열녀박씨'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으로,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유교 걸 박연우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그렸다. 이 가운데 이세영은 타이틀 롤이자 여자 주인공 박연우 역으로 열연했다.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 강태하를 연기한 배우 배인혁이 앞선 순위에서 4위까지 올랐던 것이 '열녀박씨'의 인기를 입증하는 상황. 그러나 작품이 공개되기 전만 해도, '열녀박씨'에 대한 방송가의 기대감은 반반이었다. 21세기 한국에서도 꿋꿋하게 적응하는 19세기 조선에서 건너온 당찬 유교걸. 그리고 시대와 가치관을 넘나드는 다소 이색적인 캐릭터와 판타지적인 설정이 진입장벽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이세영 앞에 기우로 바뀌었다. 과거 MBC 대하사극 '대장금'에서도 활약한 이세영은 안정적인 사극톤을 자랑했다. 당장 MBC 또 다른 인기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도 정통 사극에 가까운 드라마를 훌륭하게 소화했던 그가 이번엔 '열녀박씨'를 통해 한층 가볍지만 자연스러운 현대적인 분위기의 사극까지 소화해냄을 보여준 것이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드는 이세영을 통해 '열녀박씨'는 2023년의 한국과 19세기 유교 걸이라는 간극을 좁혀냈다.
이에 힘입어 이세영은 '2023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최우수 연기자상도 수상했다. 앞서 또 다른 MBC 인기 드라마 '연인'에서 여자 주인공 유길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안은진과 공동수상이었다.
그럼에도 빛이 바래진 않았다. '연인'이 파트1, 2에 걸쳐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남자 주인공 이장현 역의 배우 남궁민이 확신의 대상이었던 바. 이세영은 연말 드라마로서 시상식 레이스상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인'의 인기 못지 않은 호평을 받으며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흔히 지상파 연말 시상식에서 '공동수상'은 대중의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세영과 안은진의 공동수상에는 이견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확신의 중전상'이라는 팬들의 수식어까지 뒷따르는 상황. 적어도 국내 드라마에서 '사극'이라는 키워드나 장르 안에서 만큼은 이세영을 대체할 여배우가 없는 실정이다. 고풍스러운 말투, 평범하지 않은 어휘, 사소한 대사도 장단음 차이에서 오는 현대극과 사극의 격차가 이세영 앞에서는 소용 없어지는 덕분이다.
더불어 이는 아역 배우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린 필모그래피와 성실한 연기자로 활동한 이세영을 대중이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많은 아역배우들이 대중 앞에 성장사를 공개했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성장만큼 뛰어난 배우로서의 성과를 보여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자라온 키 만큼이나 배우로서도 바로 섰다는 존재감과 방송가 모두가 인정하는 성실함이 이세영의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이미 이세영은 후속작으로 쿠팡플레이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확정하고 대중에게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열녀박씨'로 확신의 중전상이 됐다면 이제는 장르불문 확신의 배우만 남았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프레인TP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