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부터 엑소까지 최근 자신의 레이블 혹은 기획사를 만들어 홀로서기에 나서는 아이돌 멤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들이 원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해 그룹 활동을 이어가든,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로 흩어져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든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늘어나며 새로운 대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많은 그룹들이 멤버들끼리 소속사가 달라져도 그룹을 유지해 ‘따로 또 같이’ 활동을 이어가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사례는 그룹 활동 계약은 원 소속사와 하되 개인 활동은 각자의 기획사를 차려 따로 진행하는 경우다. 블랙핑크부터 엑소까지 K팝 대표 아이돌 그룹들이 잇따라 개인 레이블 설립을 발표하며 앞으로 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주년을 맞이하며 재계약 시점을 맞이한 블랙핑크는 오랜 논의 끝에 지난해 12월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활동에 대한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당시 YG 측은 “블랙핑크와 신중한 논의 끝에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그룹 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블랙핑크는 YG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신규 앨범 발매는 물론, 초대형 월드투어 등 이들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는 활동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블랙핑크 멤버들은 개별 활동에 대해서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각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먼저 제니는 어머니와 손 잡고 만든 개인 레이블 오드 아틀리에(ODD ATELIER) 설립을 발표했다. 제니는 “2024년부터 저의 솔로 활동은 OA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홀로서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제니에 이어 지수 역시 친오빠 손잡고 새 출발을 예고했다. 최근 지수의 친오빠가 운영 중인 영유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채용 공고를 통해서 기획사 설립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던 바. 해당 브랜드 측은 회사명 ‘Blissoo’로 채용 공고를 발표했고, 영상편집 PD와 경호원 등을 모집하고 있다.
엑소의 백현도 독립 레이블 ‘아이앤비100’을 설립하고 최근 첸, 시우민과 함께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백현, 시우민, 첸의 독립 레이블에서의 개별 활동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상호 협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이들의 개인 활동과 첸백시 활동은 아이앤비100에서, 그룹 활동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독립 레이블 ‘아이앤비100' 측은 "이번 도전은, 팬분들에게 더욱 창작적인 방식으로, 긴밀하고 진솔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멤버들의 노력과 진심에서 출발했다"면서 "변화와 성장에 대한 도전에 따스한 격려와 지지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슈퍼주니어의 동해와 은혁 역시 지난해 18년 간 몸 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오드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공동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슈퍼주니어로서의 활동은 SM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가지만 개별 활동과 유닛 활동은 오드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아티스트들이 1인 기획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수익 배분과 자유로운 활동 등에 있다.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 놓은 K팝 그룹들은 안정적인 그룹 활동과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솔로 활동, 제작 등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것.
개인 레이블 설립 후 첫 행보로 KBS 2TV ‘더 시즌스-이효리의 레드카펫’에 출연한 제니는 1인 기획사 설립과 관련해 “제가 7년 동안 같이 있었던 회사와 사실 앞으로 저희 그룹 활동은 계속 함께하는데, 개인 활동을 자유롭게 편안하게 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심스럽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제가 오랫동안 함께했었던 크루 분들 중에서 같이 오신 분들도 계시고, 그냥 뭔가 자유롭게 해보고 싶은 것 같다. 제가 가는 길이 이상하더라도, 남들이랑 다르더라도 잘 해내겠다는 뜻으로 만든 이름이다”고 설명했다.
백현과 시우민, 첸 역시 독립 레이블에서 음악적 개성과 색깔을 더욱 살리며, 멤버 각자의 오랜 꿈이었던 제작 및 프로듀싱 등에도 도전할 전망이다.
K팝의 발전에 따라 그룹 활동과 계약에서 새로운 세태가 점진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가운데 1인 기획사로 새 출발에 나선 아티스트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