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 세상을 떠난 지 2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이후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故이선균이 우리 곁을 떠난 지 2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가수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혐의에서 무혐의 판단을 받은 지 33일이 지났다.
故이선균과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달라진 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사실 관계가 확인되기 전까지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는 등의 행위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급발진보다는 중립 기어를 넣고 해당 사건의 수사 과정 등을 지켜보고 확인된 것들로만 비판을 한다는 점에서 더 성숙해진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현재 불륜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강경준의 경우도 그렇다. 지난 3일, 강경준이 5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고, 고소인이 강경준이 한 가정의 상간남으로 개입해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강경준은 그 이후 10여일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다.
강경준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 그와 고소인의 아내가 나눴다는 사적 대화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는데 연예인이라고 해도 개인적인 대화가 담긴 내용 공개에는 좀 더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가십거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던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강경준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기보다는 그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가족들을 걱정해주고 그들을 보호해주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사회적 움직임도 눈에 띈다. 봉준호 감독, 장항준 감독,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은 지난 12일 故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사건을 경찰과 언론에 의한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경찰이 고인의 3차례에 걸친 출석 정보를 공개한 점,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 등이 과연 적법한 범위 내의 행위인지 명확히 밝혀 달라. 그래야 앞으로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에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단체 29곳이 참여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선균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하여 뜻을 같이하는 모든 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 영화·예술계 전반이 비슷한 사안에서도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연대 회의체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마녀사냥으로 한 사람을 절벽으로 몰아가기보다는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비난을 삼가고 고통 받을 주변을 보호해주는 움직임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