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전술 무취무색'→16강 앞두고 생길까? 클린스만, 8강 실패 '대참사' 막을 수 있나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1.28 06: 35

이번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참사'를 피할 '색깔 있는 전술'을 들고 나올까.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기대 이하의 결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27 / jpnews.osen.co.kr

대회 전 조별리그 3승이 목표였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근사치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2승도 못 올린 것. 1차전 바레인(86위)을 상대로 3-1 승리만 거뒀을 뿐 요르단(87위)과 2차전(2-2), 말레이시아(130위)와 3차전(3-3)은 모두 비겼다. 
16강 진출 지장은 없었다. 한국은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한 바레인에 이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는 여전히 충격이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에 철저히 ‘판정패’ 했다. FIFA 랭킹 100계단 넘게 차이나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허망하게 무너졌다. 공격에선 상대의 헌신적인 수비를 뚫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상대 역습에 휘청이며 쩔쩔맸다.
말레이시아를 만나기 전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이 힘을 뺀 채 경기에 임했던 것도 아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해외파만 7명 선발 출격시켰다. 특히 체력 안배가 가장 필요한 ‘공수 믿을 맨’ 손흥민과 김민재를 전반전부터 투입시켰다. 실력이 보장된 선수들을 앞세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겠단 클린스만의 계산이 있었지만 이기지 못했다.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 부재가 요르단-말레이시아전 ‘무승부 참사’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달 초 아시안컵 차출로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오가며 펄펄 날고 있었다.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경기 소화해 무려 12골을 기록했다.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기록한 14골과 불과 2골 차.
‘해외파 중원 자원’ 이강인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대표팀에 합류했다. 심지어 그는 ‘우승컵’까지 손에 쥐고 클린스만호를 찾았다. 이강인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툴루즈와 경기에 나서 결승골을 작렬,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비 핵심’ 김민재 역시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중앙 수비수로 연신 그라운드를 누빈 뒤 대표팀으로 왔다. 합류 전 치러진 분데스리가 16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지난 6일 리그 사무국 선정 ‘전반기 베스트11’에 들 정도로 그는 출중한 경기력을 자랑해 왔다. 이외 선수들도 말레이시아 선수들과 비교하면 큰 격차로 우위에 있다.
‘공격~중앙~수비’ 전 포지션에 걸쳐 전성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수를 적어도 1명씩 보유하고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전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에 앞서 미팅을 하고 있다. 2024.01.27 / jpnews.osen.co.kr
그는 심지어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선 앞서 1,2차전에서 지적됐던 헐거운 미드필드진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공격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두 명을 나란히 배치해 한국 중원에서 빈공간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말레이시아는 이 점을 이용해 한국을 연신 괴롭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후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 선수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이 ‘색깔 없는 전술’로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단 것을 인정한 것이다. 
조별리그 최종전은 지난 25일 열렸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은 31일 열린다. 약 6일 만에 한국은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8강 진출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해 2월 한국 사령탑 직책을 시작한 후 꾸준히 ‘전술 없는 전술’ 비난을 받아왔다. 그는 부임 후 무려 5경기(3무 2패) 동안 승리가 없었다. 당시 라인업은 아시안컵 멤버와 비슷하다. 부상 선수가 있긴 했지만 황희찬(울버햄튼)과 김진수(전북현대)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참여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평균값’은 같다.
5경기 무승 중 엘살바도르(당시 FIFA 랭킹 75위)전 1-1 무승부 ‘참사’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27 / jpnews.osen.co.kr
클린스만 감독의 ‘첫승’은 6경기 만에 나왔다. 지난해 9월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당시 54위)와 평가전을 가져 1-0 신승을 거뒀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최근 상대해 이겼다는 자신감을 클린스만 감독은 가지고 있지만 ‘자신감’보다 필요한 것은 좋은 선수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다. 
부임 후 아시안컵 대회까지, 약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술 색깔이 없는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을 앞두고 갑자기 뚜렷한 전술이 생길 것이란 기대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도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분을 선수들과 상의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참사’를 16강전에선 막겠다고 다짐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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