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의 날카로운 패스만으론 골을 만들 수 없다. 결국엔 마무리 지어줄 동료가 나와줘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연이은 120분 혈투 끝에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겼고, 8강에선 연장 전반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적을 썼다.
요르단은 이라크와 타지키스탄을 물리치고 올라왔다. 이라크와 16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뽑아내며 3-2 역전승을 완성했고, 그다음엔 '돌풍의 팀' 타지키스탄을 1-0으로 제압했다. 요르단이 아시안컵 4강까지 진출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제 한국과 요르단은 결승행 티켓을 걸고 맞붙는다. 약 2주 만의 리턴 매치다. 두 팀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만난 적 있다. 첫 대결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2-2로 비기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번에도 이강인의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그는 클린스만호가 치른 5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된 호주전을 제외하면 다 풀타임을 소화했다. 추가시간을 제외해도 이강인이 뛴 시간은 510분에 달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보다 창의적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는 기회 창출을 17차례나 기록했고, '빅찬스'도 6번이나 만들었다. 둘 다 대회 참가 선수 중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도움은 여전히 하나밖에 없다. 이강인은 지난 말레이시아전에서 왼발 코너킥으로 정우영의 헤더골을 도운 걸 제외하곤 어시스트를 올리지 못했다. 호주전에서 이재성을 향해 찍어 올린 완벽한 로빙 패스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엔 이강인의 예리한 패스에 방점을 찍어줄 해결사가 필요하다. 한국은 최근 3경기에서 기록한 5골 중 필드골은 사우디전 조규성의 헤더 득점 하나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페널티킥과 코너킥, 프리킥으로 만든 골이었다. 이강인이 창출한 기회를 마무리한 선수가 없었던 탓이다.
한국은 토너먼트에서 계속 1골 싸움을 펼쳐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이강인의 패스만 골로 연결해도 경기를 훨씬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아직 필드골이 없는 손흥민과 황희찬, 그리고 사우디전 마수걸이 골을 기록했던 조규성이 이제는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강인도 다시 만난 요르단을 상대로 명예 회복에 도전한다. 그는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지만, 요르단전에서는 고개를 떨궜다. 90분 동안 턴오버 17회, 드리블 시도 8회 중 3회 성공 등에 그쳤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더욱 이를 갈고 있을 이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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