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이지혜가 최초의 여성 법조인 이태영의 사연에 공감하며 눈물흘렸다.
8일 방송된 SBS '과몰입 인생사'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 양나래가 출연해 최초의 여성 법조인 이태영의 인생사를 다뤘다.
이태영은 1등만 도맡던 모범생에 당시 여자가 갈수있는 최고의 학교였던 이화여전을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였다. 양나래는 "내로라하는 혼처가 물밀듯 들어왔다. 그런거 다 마다하고 결혼한 남편이 감옥을 제집 드나들듯이 왔다갔다 했다. 이태영의 남평은 정일형이라는 독립운동가였다. 독립운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일본 경찰한테 매번 쫓기는 신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티고 버티던 어느날 광복이 찾아왔다. 남편과 삼남매를 안고 온몸으로 기쁨을 나누던 순간 태영이의 마음 속에 눌러둔 욕망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가자.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야망이 생긴거다. 그때는 이화여전만 여성한테 허락된 유일한 학교였다. 그런데 광복이 되자마자 법이 바뀌었다. 그래서 여자도 대학교에 들어갈수 있게 된거다"라고 전했다.
그때 이태영의 나이는 32살이었고, 세 아이의 엄마였다. 남편 정일형도 정당을 창당하고 본격적으로 바빠진 상황에서, 이태영은 넷째까지 임신하게 됐다. 이를 들은 이지혜는 "어떻게 공부를 하냐"고 우려했다.
이후 "대학입시에 도전"과 "일단 내조에 집중한다" 선택지가 등장했고, 이찬원은 "시대적 배경 생각하면 남편도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았을것 같다. 나랏일, 큰일을 준비하고 있는 분이라 그당시 시대적 배경 생각하면 내조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지혜는 "제가 보면 모든 워킹맘들이 저랑 똑같이 고민할거다. 제가 사실 오늘도 아침 새벽 일찍 나오는데 아기가 운다. ‘엄마 보고싶어’ 하면서 따라온다. 울면 너무 마음이 찢어진다. 그래도 저라면 대학 입시에 도전한다. 왜냐면 내가 볼때 이때쯤 되면 첫째가 컸을거다. 첫째가 같이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태영은 32살에 뱃속에 넷째를 품고 대학 입시에 도전한다. 양나래는 "이태영 씨의 포부를 듣고 남편은 ‘우리가 이제 서울 거리를 걸어도 뒤에 따라붙는 사람이 없는 자유로운 몸이 됐다. 이제 보따리를 바꿔 메자’고 했다. 눈물나지 않냐"고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지혜 역시 "본인이 서포트 하겠다는거야? 웬일이야"라며 울먹였다.
1946년, 이태영은 한국 여성 최초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다. 양나래는 "근데 수업만 끝나면 어디론가 뛰어간다. 점심시간에도 코빼기 한번 안 비추는거다. 그 시간에 태영이는 코스모스밭에 주저앉아 있다. 막내한테 젖을 먹이고 있던 것"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쉬는 시간이 되면 남편하고 시어머니가 막내를 안고 학교로 뛰어온다. 거기 앉아서 막내한테 젖을 먹인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지혜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저도 라디오 할때 제가 애를 낳고 한 5주만에 (라디오 녹화를) 갔다. 아직 모유가 다 안 멈춘 상태다. 그래서 제가 기억이 나는게 생방을 하고 수유실에 가서 모유를 짜고 그렇게 했었다"며 "이때는 뭐가 없는데 코스모스 밭에서 위생도 안좋은데서 애를 안고"라며 눈물 흘렸다.
양나래는 "이태영은 최초의 여자 법대생이자 애 엄마였다. 그러니까 성적이 낮으면 다들 ‘집에서 애나 보지 나와서 공부하냐’ 이런 소리가 나올까봐 아득바득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1950년 이태영은 단 한번의 휴학도 없이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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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