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를 많이 한 건 아니었다. 실력 보다는 운이 좋았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동물적 감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즉흥적이지만, 탁월한 상황 판단 능력까지 3박자가 어우러진 ASL 시즌15 우승자 정영재는 정말 막강했다.
상대들을 인정하는 겸손함까지 갖춘 정영재는 지난 대회 8강 탈락의 아쉬움을 이번에는 최소 4강 진출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영재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ASL 시즌 17 D조 승자전 김윤중과 경기에서 초반 치즈 러시 이후 후반 한 방 러시까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차지,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첫 상대인 전태양과 경기에서도 상대의 준비한 전략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승자전에 오른 정영재는 초반 치즈 러시로 김윤중의 심리를 흔들었다. 여기에 확장 커맨드 자리에 배럭을 건설하는 변수 창출까지 보여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후 OSEN과 만난 정영재는 “사실 준비를 많이 못해서 걱정이 많았다. 실력으로 올라갔다는 생각 보다는 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며 3시즌 연속 16강에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그는 “기본에 최대한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다만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즉흥적이라도 ‘나만의 색깔을 보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 두 가지 생각했던 큰 포인트들이 잘 통해서 결과가 좋게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를 묻자 유쾌하지만 엉뚱한 답변으로 ASL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을 전했다.
“ASL에서 이제까지 4강에서는 떨어져 본적이 없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이번 대회는 4강 가서 시드도 얻을 겸 안해 본 경험을 해보고 싶다. 우선 목표가 4강 이다. 우승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승은 하고 싶다(웃음).”
끝으로 정영재는 “만약 (이)제동이형을 만났다면, 떨어졌을 것 같다. 저그전을 연습할 때 김명운 선수를 상대로 한 번도 못 이겼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으면서 “전태양 선수는 잘 알지 못해서 나 스스로도 꼬아서 경기에 임했다. 몇 년째 배럭 더블을 하지 않았는데, 몇 년만에 해봤다. 준비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 내 자랑이다.(웃음). 항상 팬 분들이 과분하게 응원해주신다. 책임감 있는 경기력을 대회에서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