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에서 국민 MC가 나올 수 있을까.
KBS는 지난 7일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반대한다’는 시청자청원에 답변을 남겼다.
앞서 4일 KBS는 2022년 10월부터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온 김신영이 프로글매에서 하차하고, 코미디언 남희석이 새로운 진행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전국노래자랑’을 재밌게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하차 반대 청원을 남겼고, 1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KBS의 공식 답변을 받게 됐다.
이에 KBS는 김신영 님은 오랫동안 ‘전국노래자랑’ MC를 담당했던 고(故) 송해 님의 후임자로 2022년 10월 16일 경기도 하남시 편 방송을 시작, 1년 5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했다. ‘전국노래자랑’의 전통을 계승하는 가운데 재치 있고 열정적인 진행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이는 화제성 증가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하며 김신영의 공을 인정했다.
다만 KBS는 프로그램 화제성 증가와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모였다면서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특히 KBS 시청자 상담실로 접수된 김신영 진행자 관련 시청자 의견 중 불만과 칭찬 건수까지 비교하며 MC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심지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은 뒤 달라진 시청률을 비교하며 “세대별 시청률로 살펴보면 10대, 20-49 세대는 김신영 진행 전후로 변화가 없으나 50대 이후 세대에서 남녀 모두 하락했다.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작진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하는 등 김신영 님과 함께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오랜 세월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덧붙이기도.
더불어 KBS 측은 “김신영 님이 그동안 보여준 노고를 잘 알기에 제작진도 안타까운 심정이나 김신영 님은 제작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상황을 모두 이해한다는 말과 함께 오랜 전통을 이어온 ‘전국노래자랑’이 앞으로도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이기까지.
결국 KBS가 밝힌 김신영 하차의 전말은 ‘시청률’과 ‘시청자 불만’ 때문. 그러나 KBS의 답변과 달리 시청자 게시판에는 MC 교체를 요구하는 글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은 2022년 10월 16일부터 하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당일까지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1,096개지만, 그 중 MC 교체를 요구하는 글은 117개로 10.7% 수준이라고.
이로 인해 KBS가 소수 시청자 의견을 차용해 김신영 하차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그 어떤 MC도 고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KBS의 말대로 시청률의 문제는 단순한 MC의 탓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KBS는 44년 전통의 프로그램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MC 교체를 결정했다. 사망 직전까지 현역 최고령 진행자로 활동했던 고 송해 선생의 뒤를 이어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간 김신영이 공이 평균 4.9% 시청률보다 낮았을까. 발빠른 MC교체를 판단한 KBS의 선택이 더욱 아쉬움을 안기는 이유다.
고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을 34년 동안 진행하며, 국내 TV 프로그램 최장수 진행자 기록을 세웠다. 그의 후임은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다. 앞으로 ‘전국노래자랑’에서 국민 MC가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한편, 김신영은 오는 9일 인천광역시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는 ‘인천 서구 편’ 녹화를 마지막으로 하차한다.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KBS '전국노래자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