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은 공개할 수밖에 없고, 팬들은 싫다 하고.
K팝 스타의 열애는 참 쉽지 않다. 과거 꽁꽁 숨기고 비밀 연애를 하던 아이돌의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친한 지인일 뿐’이라는 공식 답변만으로는 열애를 감추기 어려워졌다. 연애는 사생활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당당한 행보를 걷는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파파라치 사진에 찍혀 공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아이돌의 연애=사과’라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기도 한다.
최근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가 들통난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의 사례는 이러한 ‘K팝 아이돌 연애’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파파라치에 데이트 사진이 찍히면서 열애를 인정했고, 이에 팬들은 악성 댓글부터 탈덕, 트럭 시위까지 나서며 비난했다. 그리고 카리나는 사과했다. 카리나의 사과는 BBC 등 외신에서 ‘악명 높은 K팝 문화’로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카리나와 이재욱의 로맨스는 지난 달 27일 한 매체가 두 사람의 데이트 모습을 담은 파파라치 사진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한 명품 브랜드의 컬렉션에서 처음 만나 서로 첫눈에 반했고, 이후 서울에서도 사랑을 키우며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보도 후 양측 소속사는 “이제 알아가는 중”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카리나가 4세대 아이돌 그룹 멤버이기에 열애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욱이 이제 막 만남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숨길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파파라치 사진이 담긴 보도에 침묵할 수는 없었다.
앞서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 매체에서 지수와 안보현의 데이트 파파라치 사진을 보도했고, 결국 “좋은 감정으로 알아가는 단계”라며 인정했다. 이후 이들은 두 달 만에 결별을 발표했는데, 그 사이 안보현은 인성 관련 루머에 시달리는 등 후폭풍을 겪기도 했었다.
카리나와 지수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거의 금기시 됐던 아이돌의 연애가 요즘엔 드물지 않게 공개되고 있는 상황. 지인이나 관계자들의 말만 빌려 보도되던 과거와 달리 이젠 데이트 사진, 소셜 미디어 등에서 어렵지 않게 증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파라치 사진까지 더해진 상황에서는 더더욱 부인이 쉽지 않다. 공개 연애가 팬들의 비난과 직결되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 분명하지만 더 이상 이들에게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팬들은 내 아이돌의 공개 연애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파파라치 사진이 보도되고,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상에서 목격담이 나와도 ‘공식적인 인정’만은 더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 것. 단순히 소문처럼 ‘설’로 이슈가 됐을 때와 소속사와 당사자가 직접 인정하고 나섰을 때 팬들의 온도차가 심하다. 아무리 확실한 증거가 있더라도 ‘사생활 공개 불가’ 방침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카리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