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7일 만의 시범경기 홈런, 프로야구 유일무이 200안타 타자 '부활 찬가' 시작됐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4.03.10 10: 10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일무이한 2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KIA)이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명예 회복을 예고했다. 
서건창은 지난 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손맛을 봤다. 5회까지 벤치를 지킨 서건창은 5-2로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찬호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NC 세 번째 투수 김재열과 만난 그는 2B-0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직구(144km)를 받아쳤다. 하지만 타구는 높이 떴고 유격수에게 잡혔다. 
8회 1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모처럼 손맛을 봤다. 5번째 투수 송명기의 4구째 직구(137km)가 들어오자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10m 짜리 투런 아치로 연결했다. 서건창의 시범경기 홈런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5년 3월 20일 목동 LG전(2회 우월 2점 홈런) 이후 3277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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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건창뿐만 아니라 최형우(2회 1점), 이우성(2회 2점), 소크라테스 브리토(5회 2점), 김호령(8회 1점) 등 5명의 타자가 홈런을 터뜨리는 등 활발한 공격을 앞세워 NC를 10-3으로 제압했다. 지난해까지 KIA 타격 코치를 맡았던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의 든든한 화력 지원 속에 개막전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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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 최근 몇 년간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재기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방을 날렸기 때문이다. 
육성선수 출신 서건창은 2014년 타율 3할7푼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특히 타격, 최다 안타, 득점 등 3관왕을 차지한 그는 정규 시즌 MVP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2012, 2014, 2016년 개인 통산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군림했던 그는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LG가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지만 서건창은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 시즌 후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그는 고향팀은 KIA에서 현역 연장 기회를 얻게 됐다. 계약 조건은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이었다. 
고향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3경기 타율 5할5푼6리(9타수 5안타) 1득점 장타율 .667 출루율 .556의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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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를 마치고 6일 귀국한 그는 “겨울에 준비한 걸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크게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래도 결과가 계속 나온다는 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페이스가 빠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 위치에서는 빨리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해마다 조금씩 몸이 아팠다. 야구를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허리가 조금 불편하거나 컨디션이 잘 안 올라왔는데 이번 캠프를 하면서 그런 부분이 없었다. 컨디션이 잘 올라오는 느낌을 모처럼 받았다. 큰 통증 없이 캠프를 치러서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은 연습경기의 좋은 감을 시범경기에서 그대로 잇는 것이다. 그는 "연결 과정이다. 계속 진행해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확인하고 또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 선수들의 활약보다 시련을 딛고 재기한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이 주는 감동이 더 크다. 시범경기 개막전을 기분 좋게 시작한 서건창의 부활 찬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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