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세'로 떠오른 김대호 아나운서가 때 아닌 '결혼 장례식' 해프닝에 휩싸였다. 관찰 예능에 출연해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 수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인지도를 끌고 있지만, 오히려 이 같은 방송 노출이 스스로의 이미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달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설을 맞아 고향인 경기도 양평을 찾은 김대호의 모습이 담겼다. 무려 10남매인 아버지 덕에 김대호는 30명이 넘는 대가족과 함께 설을 쇴다. 김대호의 아버지부터 조카까지 3대가 함께하는 명절 풍경은 오디오가 빌 틈 없이 왁자지껄했다.
문제가 된 것은 차례가 끝난 후 펼쳐진 식사 풍경이었다. 김대호의 어머니가 직접 빚은 만두와 갈비찜 등이 상 위에 올랐고, 어머니는 "5시간동안 다듬었다"고 노고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장면이 방송에 나가자 일부 누리꾼들은 보기만해도 숨막히는 대가족 명절 문화에 비판을 쏟아냈다. 어머니를 비롯한 집안 며느리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염치 없이 숟가락만 올리는 게 미안하지 않냐"는 반응이 뒤따랐다.
실제 VCR을 지켜보던 패널들 역시 김대호 친가의 명절 풍경에 혀를 내둘렀다.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가득찬 차례상이 등장하자 마다 하나같이 말을 잇지 못했고, 코드 쿤스트는 "오.. 이거 나가면 결혼하기 더 힘들겠는데?"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김대호는 "올해까지만 이렇게 하기로 했다"고 다급히 해명했고, 키는 "떡을 박스에서 꺼냈다. 이런 집이 어디냐"고 지적했다.
코드 쿤스트는 "제가 볼땐 (결혼 적기가) 딱 60 본다"고 말했고,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에서 오래 보겠네요"라고 말해 김대호의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김대호는 "누나들은 또 빠진거다"라고 가족 구성원이 더 있음을 밝혔고, 전현무는 "무덤을 파는구나"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밖에 해외여행에 간 친척들도 있다고. 기안84는 "그래도 자율성이 있네"라고 애써 수습했지만, 코드 쿤스트는 "10년 하면 휴가 같은걸로 한번 주는거냐"고 지적했다. 박나래는 "혹시 단옷날도 챙기고 쥐불놀이도 하냐"고 물었고, 김대호는 "아니다. 진짜인줄 알까봐 두렵다"며 손사레쳤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해당 장면이 담긴 클립 영상에는 김대호와 그의 가족들을 향한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오히려 화기애애해 보여서 좋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을 인지한 듯, 1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는 김대호에게 "아주 큰 일을 치른 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코드 쿤스트는 까만 의상을 입은 김대호에게 "화려한 비혼식", "결혼 장례식"이라며 안타까워했고, 김대호는 "제 결혼을 좋은 곳으로 보내드렸다"고 '웃픈' 농담을 전했다. 뿐만아니라 "그 (명절) 문화를 뜯어 고칠 것"이라며 "(명절 문화를) 없애버리겠다"고 단호히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김대호는 시청자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모양새였다. 4일 방송된 MBC '도망쳐 : 손절 대행 서비스'(이하 '도망쳐')에서 김대호는 "다들 최대한 저를 맞춰줬는데, 나중에 이별 통보는 제가 했다"고 전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언급했다. 그는 "항상 이런 식으로 헤어 진 거냐"는 질문에 "그렇게 헤어진 경우 한번이 있고, 한번은 잠수 이별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를 들은 패널들은 "미친 것 아니냐", "잠수 이별 진짜 싫다"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김대호는 해당 여자친구와 5년 가량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수 이별 사유에 대해 "당시 그 여자 친구가 내게 모진 말을 한번 했다. 다시 꺼내기도 힘들 정도다. 인신공격성의 말이었다. 그때는 나도 맥이 탁 풀리면서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더라. 보통이면 이야기도 하고 싸울 텐데, 그런 의지조차 꺾어지는 말이라 그때부터 연락을 안 받았다. 장문의 문자도 오고 했는데, 더 이상 이 관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풍자는 "만난 여성분들이 그간 잘 맞춰줬던 것 같다"며 "공개 연애를 한번 해보셔라. 그래야 이기적으로 행동을 안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도망쳐' 방송 이후 김대호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불이 붙었다. 이미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된 명절 문화와 그를 대하는 태도로 많은 실망감을 자아낸 상황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잠수이별'남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공분을 산 것.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앞뒤 상황을 살피지 않고 김대호를 부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과열된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나 혼자 산다 평생회원'이라는 오명까지 얻게 됐지만, 김대호는 담담하게 시청자들의 반응을 받아들였다. 그는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확신의 비혼식', '결혼 장례식'과 같은 반응에 호탕하게 웃으며 "원래부터 저라는 사람 자체가 주위 반응에 흔들리는 편은 아니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다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편이다. '결혼 장례식'이든 뭐든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 반대로 저를 비판해주시는 분들께서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그는 "오히려 저희 가족들은 촬영할 때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그런 기회가 흔하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저로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가족들과의 방송 촬영은 설레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나혼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풍경이라 새로웠다는 분들도 계셔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이 됐든 중계가 됐든 당분간은 계속해서 시청자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릴 것 같다. '결혼 장례식' 같은 반응도 그렇고 모쪼록 저라는 사람의 행보를 오해 없이 즐겁게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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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