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이 기-승-전-'연애'가 되어가고 있다. '솔로지옥' '환승연애' '나는솔로' 등 일반인 연애 예능도 모자라 연예인들까지 죄다 TV 속에서 썸을 타느라 바쁘다. 스타들의 사생활 영역이던 '열애'가 이제는 보기 좋은 상품으로, 콘텐츠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올초 트로트 가수 신성과 개그우먼 박소영이 채널A 예능 '요즘 남자 라이프 신랑수업'에서 6개월 간 연애인 듯 연애 아닌 '썸'만 타다 관계를 정리했다. 마치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과감한 스킨십에 핑크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결과는 이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세히 공개됐고, 어그로를 한껏 올리는 바람에 '이별 눈물'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높은 관심을 끌었다.
바통을 이어 받아 신화 멤버 김동완과 서윤아가 소개팅으로 인연을 맺어 만남을 가지고 있다. 서윤아는 30대 중반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조연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소속사 없이 활동 중이라고.
최근 두 사람은 만난 지 100일을 맞아 두 손을 꼭 잡고 홍대 거리 데이트에 나섰다. 거리의 시민들은 "둘이 너무 잘 어울려요"라고 외쳤고, 김동완은 "이렇게 사람들 많은 데서 데이트를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김동완은 스튜디오에서 '100일 반지'를 공개해 멘토군단의 환호성을 받았다.
김동완과 서윤아는 서로의 데이트 로망을 실현해주는 100일 맞이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먼저 서윤아가 '서로의 옷 골라주기'를 해보자며 한 옷가게에 들어섰다. 여기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찰떡인 의상을 골라줘 패션쇼를 선보였고, 서윤아가 김동완의 옷을 결제해 훈훈함을 더했다. 동시에 김동완은 자신의 로망대로, 100일 기념 촬영을 하러 '셀프 사진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미리 커플 포즈까지 생각한 김동완은 자연스럽게 서윤아를 리드했는데, 허리 감싸기, 백허그, 손깍지 등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에 멘토군단은 "손깍지를 꼈다는 건 이미 키스는 했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SBS '미운 우리 새끼' 허경환도 미모의 여의사와 썸타기에 빠졌다. 과거 김지민과 열애설이 나고, 오나미와 가상결혼 등으로 주목을 받았던 허경환. 이번에는 의사와 소개팅 후 재회해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허경환은 소개팅녀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을 찾았고, 12cm 키높이 신발을 신으며 180cm 훈남으로 변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소개팅녀 의사에게 직접 위내시경을 받은 허경환은 헛소리를 할까봐 비수면 내시경을 택했고, "비몽사몽해서 고백할까봐 걱정된다"며 “들어올 때부터 이상형이라고 고백할까 싶다"고 은근슬쩍 마음을 전했다.
또한 두 사람은 퇴근길도 함께 했다. 허경환은 의사가 마신 음료를 실수로 마시면서 간접키스를 했고, 주짓수 데이트를 하면서 직접 벨트를 채워주며 더욱 가까워졌다. 허경환이 손가락 테이핑까지 해주는 섬세한 모습에 패널들은 "너무 진지하다 장난기가 하나도 없다"고 놀랐다. 주짓수 데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게 됐고, 백허그에 손까지 잡았다.
매번 시선을 사로잡는 알콩달콩한 데이트, 결혼 날짜만 정하면 되는 듯한 주변의 호들갑, 거침없는 스킨십 진도 등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들의 진정성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카메라가 꺼진 순간에도 똑같은 감정을 나누면서 사적으로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시청자들이 가장 보고 싶은 카메라 뒤에서 벌어지는 일은 예능에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머릿속을 스치는 그동안 수많은 쇼윈도 커플들, 과연 현재 예능 속 커플들은 진짜 열애를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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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랑수업' '미우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