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아母’ 정애연, 드라마 불황 소신 “작품 없어..연기 할수있음에 감사” (‘피라미드게임’)[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3.22 09: 05

 배우 정애연이 작품을 위한 열정을 전했다. 최근 드라마를 비롯해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에 ‘불황’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작품 하나하나 진심을 다해 임하고자 하는 소신을 드러낸 것.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심스토리 사옥에서는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연여고 이사장 최이화 역을 맡은 배우 정애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담은 작품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연여고 이사장이자 백하린(장다아 분)의 엄마인 최이화 역을 연기한 정애연이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정애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1 / rumi@osen.co.kr

정애연은 작품을 마친 소감을 묻자 “즐겁게 작업했다. 원래 최이화 역에는 다른 분이 캐스팅 됐었다. 그러다 그 분의 사정으로 제가 들어오면서 뒤늦게 합류하게 됐다. 전체 리딩을 못 하고, 가볍게 인사드리고 현장으로 바로 갔다. 남편(김영필 분)도, 하린 양(장다아 분)도 현장에서 만났다. 생소하긴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으시더라. 잘 챙겨주셨다. 즐겁게 작업했던 기억”이라고 털어놨다.
백하린 역의 장다아가 아이브 장원영의 언니라는 사실도 현장에 가서 알게 됐다는 그는 “감독님이 설명해 주셨다. 아역 배우들끼리 단합을 위해 MT도 다녀왔다더라. 일반적인 학원물과 달리 ‘피라미드 게임’은 한 학급 전체의 연기자를 뽑았다더라. 열정적이고 분위기가 좋아서 즐겁게 잘 마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갑작스러운 출연 제안에도 흔쾌히 응한 이유를 묻자 “배우가 연기를 하는 당연하지 않나. 배역이 바뀐 것에 대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저의 이미지에 맞춰 캐스팅을 해 주시는 거니까 (배역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다른 것보다 배우로서 연기에 집중하는 게 훨씬 좋으니까”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연여고 이사장이자 백하린(장다아 분)의 엄마인 최이화 역을 연기한 정애연이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정애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1 / rumi@osen.co.kr
‘피라미드 게임’은 2학년 5반 학급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만큼, 어른들의 비중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정애연은 “재밌게 촬영했다. 장르가 정해져 있지 않나. 어른들의 분량이 많지 않다는 걸 알지만,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요즘처럼 작품 수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애연은 최이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관계성을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변초순(남기애 분) 회장님과 백하린 사이에서의 위치, 얻어갈 것이 무언가에 중점을 두고 생각했다. 백연여고를 제가 물려받고 싶은데 회장님은 입양한 하린이에 대한 마음이 깊지 않나.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권력은 쥐고 싶지만 남편은 힘이 없고, 어머니가 남편을 신임 하지 않으니까 ‘나라도..’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이화와 백하린은 보통의 모녀와는 전혀 다른 관계를 그린다. 정애연은 “누가 더 회장님의 눈에 들 것인지 경쟁하는 경쟁자다. 권력을 물려받고 싶은데 딸한테 줄 것 같으니 미워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하린이가 회장님의 예쁨을 많이 받고 있다 보니 딸임에도 질투심을 갖는다. 연기할 때도 그랬다. ‘쟤만 없었으면 내가 신임을 받았을 텐데’하고 미워하는 이유를 찾았다. 사실 하린이도 저희에게 부모 대접을 안 해주지 않나. 일반적인 부모 자식 관계와는 달라서 그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라며 “다아 씨는 이번 작품이 첫 연기인데도 전혀 밀리는 게 없더라. 좋았다”고 설명했다.
재벌가 며느리인 만큼 패션에도 많은 신경을 쏟았다. 정애연은 “백연그룹이 상류층이지 않나. 고급스럽게 보이려고 스타일리스트 언니랑 얘기를 많이 했다”며 “남기애 선배님도 사랑스러운 역할로 뵙다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위해 이번에는 가발도 착용하셨더라.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화술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저기서 눌리지 않으려면 잘 보여야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재밌게 작업했다. 선배님도 좋으시고 다아 씨도 열심히 하고 남편 분과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전작인 쿠팡플레이 ‘소년시대’에 이어 공교롭게도 또 한번 어린 배우들이 많은 현장에 함께하게 된 그는 “애들이 어려워하더라. 친해지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어른들끼리 있는 곳에 가서 있었다”면서도 “좋다. 저도 학원물을 좋아한다. 열정과 에너지 때문에 작품이 더 잘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물론 감독님의 노고도 있지만 에너지가 너무 좋더라. 이번 ‘피라미드 게임’도 마찬가지다. 여성 학원물이 잘 없어서 궁금했는데, 완성본을 보니 역시 좋더라”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연여고 이사장이자 백하린(장다아 분)의 엄마인 최이화 역을 연기한 정애연이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정애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1 / rumi@osen.co.kr
‘소년시대’ 정경태(이시우 분) 엄마에 이어 ‘피라미드 게임’ 백하린 엄마까지. 연달아 청소년 자녀를 둔 엄마 연기를 선보이게 된 그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말헀다. 그는 “‘소년시대’를 찍을 때도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제가 ‘무슨 역할 없냐’고 물어봤었다. 엄마 역할이라고 해서 ‘당연히 해야죠. 애기 엄마인데’라고 했다. 저도 애기 엄마고 나이도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 또 엄마도 캐릭터가 다양하니까 전혀 아쉽거나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에 연극을 할 때도 엄마 역할을 했던 적이 있다. 제 총알을 갖고 싶어서 현장에서 맡을 수 없는 역할을 연극할 때 일부러 하기도 했다. 이미지가 안 맞는다고 안 시켜주니까. 그래서 전혀 엄마 역할에 부담감 없다. 자연스럽다. 나이를 먹으며 역할이 바뀐다는 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우한 환경의 엄마는 시켜주시지 않더라. 이미지에 안 맞아서 잘 안 시켜준다. 기회 되면 그런 화장기 없는 배역도 맡아 보고 싶다. ‘소년시대’ 때도 사투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셔서 저만 사투리를 안 썼다. 그런데 오히려 사투리를 안 써서 그런지 두 번밖에 안 나왔는데 눈에 띄었다. 수혜자인 것 같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웃었다.
다만 ‘피라미드 게임’에서는 무책임한 어른, 무력한 어른들의 모습이 돋보이기도 했다. 실제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아이가 크면 그런 문제들이 많지 않나. 왕따나 학교폭력 이슈도 있고. ‘나는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했다. 한편으로는 헤쳐나갈 수 있게 두고 묵묵히 뒤에서 응원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아들에게 ‘그런 일 있으면 꼭 얘기하라’고 주입식으로 말하긴 한다. 강압적인 것보다는 뒤에서 서포트해줄 수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어찌 됐든 나가서 사회생활을 해야 하고, 아이들만의 사회이기도 하니까. 물론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길 바란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는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지난 2002년 연극을 시작해 2003년 ‘결혼 이야기’부터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춘 정애연은 올해로 데뷔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꾸준한 자기관리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평소에 항상 노력해야 하는데, 가끔은 먹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살이 찌기도 하는데 작품에 들어간다 싶으면 거기에 맞춰서 조절한다. 요즘에도 다른 작품을 찍고 있다. 좀 더 날카로워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에서 백연여고 이사장이자 백하린(장다아 분)의 엄마인 최이화 역을 연기한 정애연이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정애연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21 / rumi@osen.co.kr
관리를 위해 공복 12시간과 1일 1식을 지키고 있다는 그는 “운동은 심하진 않지만 유산소 운동을 매일 하려고 한다. 얼굴이 부어 보이기 싫어서 컨디션이 허락된다면 가볍게 아침에 30분이라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가려고 한다”고 남다른 열정을 비췄다. 작품을 하면서 식단조절까지 하는 게 힘듦에도 정애연은 “요즘 작품이 잘 없지 않나. 주어졌을 때 잘 해내야 다음 기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와는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어릴 땐 멋모르니까. 요즘은 작품 하나하나가 소중하다고 느껴져서 공을 많이 들이고 싶더라”라며 “요즘 진짜 작품이 많이 없다. 아는 연기자 언니도 그렇고 다들 힘들어하더라. 신인 친구는 더 작품에 들어가기 힘들고. 작품이 귀한 시절인데, 계속 작품을 할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40대가 넘어가면서부터 작품에 임할 때 몰입도 있게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또 어릴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쪘는데 40대가 넘으니 호르몬의 변화도 있고 살이 잘 찐다. 체력도 몸매관리도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유지 기간이 짧더라. ‘신경 안 쓰면 순식간에 가는구나’, ‘독하게 마음먹고 신경 써야 하는구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 마음 가짐이 달라졌다”고 어린시절과의 차이를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을 마친 정애연은 현재 차기작 촬영과 연극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지금 소속사에 와서 처음 한 작품이 ‘슈룹’이다. ‘소년시대’도 ‘피라미드 게임’도 어떻게 보면 OTT 미니 시리즈다. 그동안 일일극을 할 때와 역할도 장르도 달라진 거다. 그래서 재밌게 일하고 있다. 좋은 역할을 많이 맡아서 다양한 모습, 연기자로서 잘 해내는 모습, 역할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제 목표다. 하나하나 잘 해결해나가며 ‘연기 진짜 잘 한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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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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