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32, 토트넘)과 막내 이강인(23, PSG)이 화해했다. 축구팬들도 다시 하나로 뭉쳤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한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FIFA 랭킹 101위 태국과 1-1로 비겼다. 2승 1무의 한국은 조 선두를 지켰다.
한국은 전반 42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16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이 경기내내 태국을 밀어붙였지만 기대했던 결승골은 터지지 않았다.
비록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후반전 이강인이 투입되면서 다시 한 번 손흥민과 호흡을 맞춘 것만 해도 의미가 있었다. 아시안컵에서 충돌했던 두 선수는 새로운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의기투합했다. 이강인의 패스가 손흥민의 슈팅으로 연결되는 장면도 나왔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리턴 매치를 갖는다. 이미 태국 현지에서 4만 5천석의 표가 모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극전사들이 무더운 날씨 속에 힘든 원정을 치러야 한다.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했다. 현장에 수백명의 팬들이 모여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응원하는 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백승호, 이강인, 손흥민을 각각 좋아한다는 대학생 김다연, 남유빈, 고지운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흥민 팬인 고지운 씨는 “손흥민이 정말 잘생기고 축구도 잘한다. 인품까지 뛰어나다. 벌써 손흥민을 좋아한지 7년이나 됐다. 손흥민을 보러 내년에 영국도 갈 계획을 세웠다”며 찐팬임을 인증했다.
‘손흥민보다 어리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띠동갑 차이가 난다”면서 유니폼에 받은 손흥민의 친필사인을 자랑했다.
이강인 팬인 남유빈 씨는 이강인 대표팀 유니폼을 들고 왔다. 아직 사인은 못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강인이 축구에 진심인 것이 팬들에게도 느껴진다. 팬들에게 항상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귀엽다. 저도 파리에 간다. 항상 다치지 말고 언제든지 응원한다”며 팬심을 발휘했다.
백승호 팬 김다연 씨는 “백승호가 정말 잘생겼다. 저도 백승호 보러 영국에 가고 싶다. 필드위에서 항상 열심히 뛰고 멋지다. 다치지 말고 오래 뛰길 바란다. 사랑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축구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아시안컵에서 충돌하면서 친구 사이에도 어색한 분위기가 생겼을까? 고지운 씨는 “그렇지 않다. 두 선수가 화해를 했다. 손흥민이 좋아하는 축구를 오래 행복하게 하면 좋겠다. 팬들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면서 “사랑해요”라고 수줍게 인사했다.
이날 손흥민과 이강인은 공항까지 마중 나온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선물까지 야무지게 챙겨갔다. 팬들의 진심이 전해졌다면 태국전 승리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