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후 8개월 만에 ‘닭강정’이 아랍권 문화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넷플릭스 ‘닭강정’이 중동 문화권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 15일 공개된 이 작품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이 된 딸 민아(김유정)을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민아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개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공개 직후 괴작이냐, 수작이냐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던 ‘닭강정’은 사우디아라비아 쪽 시청자들에게만큼은 ‘불호’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마지막 회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이야기가 잠시 노출되면서 해당 문화권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유명한 가수의 공연이 열리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콘서트 공연 티켓을 부탁하자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청탁을 하냐”면서도 “그럼 A석으로 빼줘라”고 답한 장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장면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시청자들은 왕실을 비하했다면서 분노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99%가 넘는 네티즌들이 IMDB 평점에 1점을 부여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아랍권 문화 희화화 논란이 없던 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킹더랜드’다. ‘킹더랜드’는 7회와 8회에서 아랍권 왕자라는 설정의 인물 사미르(아누팜 트리피티)를 등장시켰다가 평점 테러를 당했다. 사미르를 돈 많은 바람둥이를 묘사한 점, 아랍권 사람이라는 설정과 달리 인도 국적의 배우가 연기한 점을 지적 받았다. 아누팜의 SNS에는 ‘아랍인들을 모욕했다’, ‘너는 아랍인이 아니다’ 등의 항의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킹더랜드’ 측은 “특정 국가나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나 타 문화권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고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며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 배려가 많이 부족했음을 통감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드라마는 더 이상 국내 시청자 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세계 시청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더 필요한 시기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