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혁이 ‘고려거란전쟁’으로 복귀하기 전 8년의 공백기를 돌아봤다.
김혁은 지난 10일 종영한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에서 거란 황제 야율융서로 열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11월 11일 첫 방송 된 ‘고려거란전쟁’은 최고 시청률 13.8%(30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0일 종영했다.
김혁은 극 중 야율융서로 분했다. ‘거란 성종’으로도 불리는 야율융서는 어머니 덕분에 어린 나이로 거란의 황제가 된 인물로, 어머니의 죽음 이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인물이다. 그는 온 대륙에 자신이 진정한 거란 황제임을 증명하기 위해, 고려 침략을 감행한다. 김혁은 선 굵은 매력과 연기로 강대국의 군주로서의 카리스마는 물론 인간적인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고려거란전쟁’은 김혁에게 있어 8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김혁은 OSEN에 ”작품의 80% 이상을 KBS에서 했다. 요즘은 방송국 시스템이 많이 외주화가 되다보니 알던 감독님들도 은퇴를 하시고, 연기 공백기가 1년, 2년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러브콜도 없어졌다. 감독님들도 ‘저 친구 연기 되겠어. 저렇게 오래 쉬었는데’라고 하면서 안 찾아주셨겠지만 저조차도 내려놨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혁은 ”그래도 먹고 살아야 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는 건 살기 위해서였다. 연기라는 길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생겼고, 결혼을 하고 대학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다시 한 번 힘을 내려고 했는데 코로나 시국이 오면서 또 일을 안하게 됐다. 그렇게 공백기가 8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혁은 ”배우라는 화려한 삶도 살아봤지만, 힘든 시기가 더 많은 게 배우라고 생각한다. 어떤 직업이든 꾸준하다는 것에 행복하다는 걸 느껴봤고, 내 길을 가지 못했을 때의 자괴감, 슬픔, 비참함 같은 현실도 느꼈다. 생활고 같은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죽기가 더 힘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돈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알게 되고 세상 사는 것 다 똑같다고 느끼면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마인드가 생겼다“고 밝혔다.
‘고려거란전쟁’ 야율융서로 분한 김혁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눈도장을 찍었다. 김혁은 ”내가 연기를 잘하고 있는건가 못하고 있는건가 이런 걸 판단할 수 없었다. 작가님이 써주신 글을 감독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만들어왔는데, 시청자 분들에게는 야율융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에 새로운 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천추태후’에서는 장동직 선배가 연기를 하셨는데, 전혀 보지 않고 나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 갈 때 알아보는 분이 많이 없었다. 사극이라는 특성상 수염을 붙이고, 발성도 다르니까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스페셜 방송,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로는 어디를 가도 다들 ‘야율융서 맞으시죠?’라고 물어보셔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