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격 10배를 줘도 손흥민(32, 토트넘)을 볼 방법이 없다. 지금 방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홈팀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3차전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태국과 1-1로 비겼다. 자존심에 금이 간 한국은 태국 원정에서 대승을 노린다.
경기가 열리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은 방콕 시내에서 차로 23분 정도 떨어져 있다. 약 4만 9천명을 수용하는 이 구장에 태국축구협회에 배정된 입장권 4만 5천석이 판매와 동시에 일찌감치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입장권을 판매했다. 가장 싼 좌석이 165바트(약 6천 원)고 비싼 좌석은 750바트(약 2만 8천 원)였다. 하지만 현재 암표가 10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이마저 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암스포츠’는 “암표 사이트에서 현재 입장권이 10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 당일에는 이마저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손흥민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월드스타를 방콕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려 10배의 값을 치러서라도 경기를 보겠다는 태국 팬들이 많다. 여기에 돈냄새를 맡은 암표상들까지 조직적으로 끼어들어 티켓값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OSEN은 방콕시내의 축구전문점에서 태국 축구팬들을 만났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말에 대뜸 “한국전 표를 구해줄 수 있나? 웃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축구협회 직원이 아니라 취재진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니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실제로 “10배를 줘서 라도 경기장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니 곧바로 “그렇다. 쏘니를 볼 기회는 흔치 않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붉은악마들 역시 대규모 원정응원을 올 계획이다. 그나마 이들은 대한축구협회에 배정된 원정응원단 표를 통해서 어렵지 않게 입장권을 구했다고 한다. 이들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원정 응원현장에서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태국에서 입장권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선수들 가족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는데 입장권이 없어서 큰일이다. 평소 같으면 표가 남는데 이번에는 정말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에서 경기할 때 태국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월드컵 경험도 많은 선수들이 있다. 대표선수로서 이겨내야 할 문제다.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해서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