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기다렸던 장면이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홈팀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은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조규성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이강인이 공격 2선에서 섰다. 백승호-황인범이 허리를 책임지고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이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태국은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차나팁 송크라신-수파차이 차이뎃이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수파촉 사라찻-위라텝 폼판-피라돈 참랏사미-지로엔삭 웡고른이 중원을 맡았다. 티라톤 분마탄-판사 헴비분-수판 통송-니콜라스 미켈손이 포백을 구성하고 골키퍼 장갑은 파티왓 캄마이가 꼈다.
선제골은 한국이 터뜨렸다. 전반 19분 박스 왼쪽 측면에서 조규성이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렸고 이를 이재성이 달려들어 밀어 넣었다.
전반전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백승호 대신 박진섭을 투입했다.
한국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9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왼쪽 측면의 손흥민을 향해 패스했고 손흥민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도움을 기록하고 그대로 손흥민이 골을 기록하면서 46호골을 완성했다.
추가골이 터지자 한국 축구 팬들이 너무나 기다렸던 장면이 있었다. 바로 신구에이스 이강인과 손흥민의 세리머니. 두 선수는 아시안컵 4강전 직후 충돌로 인해 많은 우려를 샀다. '탁구 게이트'라고 불리던 사건은 이강인이 훈련 전날 다툼으로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을 부순 것으로 큰 충격을 줬다.
결국 동생 이강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는 앞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고, 지난달엔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밝게 웃는 사진을 공유하며 너그럽게 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강인은 20일에도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공개 사과에 나섰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사과에 앞서 손흥민도 '주장' 이강인 선수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강인 선수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서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주장다운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 3차전 방콕전에서 두 선수의 시원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선발로 나선 이강인이 날선 패스를 뿌리면서 한국의 기세를 이끌었다. 마침내 골이 터진 후반 8분 이강인과 손흥민은 함께 포옹하면서 앙금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동생 이강인이 손흥민의 추가골이 터지자 환호하면서 달려들어 안겼다 .이를 손흥민이 기뻐하면서 안아주면서 두 선수는 기쁨을 나눴다. 말 그대로 한국 축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보면서 기뻐할 수 밖에 없는 포옹이자 세리머니였다. /mcadoo@so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