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앤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이 다음 시즌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참아오던 야망을 드러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일(한국시간) 영국 '더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 타이틀 경쟁을 기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게 아니면 내가 왜 일을 하고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그것이 내가 이 클럽에 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10경기 무패행진(8승 2무)을 펼치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2명이 퇴장을 당하고 주전들이 한꺼번에 부상 이탈한 첼시와 11라운드를 기점으로 순위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을 고수, 토트넘을 다시 상승 분위기로 바꿔 놓았다. 토트넘은 현재 5위(승점 56)에 올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토트넘은 3일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4위 아스톤 빌라(승점 59)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토트넘 구단의 최소 목표일 수 있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에 한 발 다가서는 셈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주 누군가 내게 '그냥 네 일을 해, 앤지'라고 말했다"면서 "내 일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12개월 안에 타이틀 경쟁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17일 풀럼과 리그 29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톱 4 경쟁에 대해 "나는 4위를 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 팀은 과거 4위를 했고, 2위도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다. 그래서 4위가 내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우리가 팀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는다면 4위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4위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고 내 목표도 아니다. 성공은 좀 더 구체적인 것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5위를 하고 내년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된다면 나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그가 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렇듯 속시원하게 목표를 드러내지 않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계속해서 그는 '더 스탠다드'를 통해 "우리는 12개월 후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다르게 이야기하는 팀이 되기 위한 기반을 계속해서 다져가고 싶다"고 말해 이번 시즌이 다음 시즌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앞으로 9경기가 남았다.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자. 특정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그런 접근 방식을 택하는 게 낫다"고 담담해 했다.
이어 "내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자'고 하면 모두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내 삶이 더 쉬워질 것이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팀들을 보면 그것이 촉매제가 되지 못했다. 나는 우리 클럽이 올해 순위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처럼 뚜렷한 목표를 밝히지 않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타이틀 경쟁 선언은 곧 '주장' 손흥민의 우승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과연 다음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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