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발놀림이 무거웠다. 손흥민(32)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번째 경기에서 팀 내 최하점을 피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3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런던 더비'에서 1-1로 비겼다.
연승을 달리지 못한 토트넘은 17승 7무 7패, 승점 57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승리했다면 아스톤 빌라(승점 59)를 제치고 4위를 탈환할 수도 있었지만, 2점 차로 뒤처지게 됐다. 웨스트햄은 12승 9무 10패, 승점 45점으로 7위에 위치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 티모 베르너-제임스 매디슨-브레넌 존슨, 로드리고 벤탄쿠르-이브 비수마,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웨스트햄은 4-3-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미하일 안토니오, 모하메드 쿠두스-재러드 보웬, 제임스 워드프라우스-토마시 소우체크-루카스 파케타, 에메르송 팔미에리-퀴르트 주마-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블라디미르 초우팔, 루카스 파비안스키가 먼저 경기장을 밟았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5분 베르너가 박스 왼쪽을 돌파한 뒤 골문 앞으로 땅볼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존슨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점유율도 70%에 육박했다.
하지만 금방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19분 보웬이 올린 코너킥을 주마가 등에 맞히며 골망을 갈랐다. 다소 운이 따른 득점이기도 했지만, 토트넘 수비의 견제가 부족했다.
토트넘은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실속이 부족했다. 좌우 측면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통해 득점을 노렸으나 좀처럼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운 웨스트햄의 세트피스 공격과 역습 한 방에 고전하며 휘청였다.
결국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부진한 매디슨과 벤탄쿠르를 빼고 데얀 쿨루셉스키, 파페 사르를 투입하는 등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활용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웨스트햄은 선발 11명을 한 명도 바꾸지 않고도 잘 버텼다.
손흥민은 90분 풀타임 활약을 펼쳤으나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웨스트햄 수비의 집중 견제에 막혀 슈팅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돌파할 공간도 많이 없었다. 손흥민의 장점이 나오기 힘든 구조였다.
이번 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 통산 400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2015년 여름부터 토트넘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구단 역사상 14번째로 4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다만 축포를 쏘아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발걸음이 눈에 띄게 무거웠다. 손흥민은 3월 A매치 태국과 2연전에서 1분도 쉬지 못했고, 지난달 31일 루턴 타운전에서도 90분을 모두 뛰었다. 루턴전 이후 약 3일밖에 쉬지 못한 탓인지 체력적 여파가 드러났다.
영국 현지에서도 아쉬운 평가를 내렸다. '풋볼 런던'과 '스퍼스 웹'은 손흥민에게 나란히 팀 내 최하점인 평점 5점을 매겼다. 다른 선수들도 부진했지만, 손흥민이기에 더욱 기준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풋볼 런던은 "통계는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키패스 3회를 기록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공격 지역에서 공을 얻기 위해 고전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스퍼스 웹도 "오늘은 경기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여기저기에서 공을 터치했고, 가운데에서 약간 고립된 것처럼 보였다. 베르너를 교체하고 손흥민을 왼쪽으로 옮기는 선택이 아마도 너무 늦었다"라며 존재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에게 평점 6점을 줬다. 매체는 "전반전에 상대 골키퍼 우카시 파비안스키를 향해 슈팅을 발사했고, 잠시 후 또 한 번 번뜩였다. 공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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