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손흥민 400경기에 '토트넘 9년 절친' 축사..."SON은 친구로서도 월클, 그를 알게 돼 행복하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4 12: 21

"손흥민은 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월드클래스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알게 된 건 절대적인 기쁨."
벤 데이비스(31)가 9년간 함께한 '절친' 손흥민(32)을 향해 헌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역대 14번째이자 비유럽 국적 선수로는 최초 기록이다.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토트넘은 1-1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5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19분 퀴르트 주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손흥민도 공간을 찾기 위해 애썼으나 90분 동안 침묵하며 마음껏 웃지 못했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토트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을 '아이콘'이라 칭하며 그의 4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애니메이션을 공유했다. 한글로 '사백'이라고 적힌 책을 시작으로 손흥민이 지난 9년 동안 쌓아올린 기록들이 하나씩 등장했다.
손흥민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넣었던 토트넘 첫 골을 시작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후 1호 골, 그를 2020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으로 만든 번리전 70m 질주골 등이 조명됐다. 이외에도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장으로 선임된 장면, 2021-20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 PL 득점왕 수상 등 잊지 못할 추억들이 담겨 있었다.
[사진] 나란히 PL 이달의 선수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던 손흥민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손흥민은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폭발적인 질주로 상대 수비를 모두 제치고 득점했다. 그는 이 골로 2020년 푸스카스상을 거머쥐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은 2015년 8월에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젊고 빠르다. 여러 다른 공격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정말 기대된다"라며 환영했다. 손흥민은 홈 데뷔전이었던 팰리스전에서 3분 만에 멀티골을 터트리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로는 고전하며 40경기 8골로 시즌을 마쳤다.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2016년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고, 시즌 21골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2017년 11월엔 PL 20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박지성을 넘어 아시아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며 '히스토리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토트넘도 손흥민과 함께 역사를 썼다. 2018-2019시즌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결말은 아쉬운 준우승이었지만, 박수받아 마땅한 여정이었다. 토트넘은 "안타깝게도 리버풀과 결승전은 0-2 패배로 끝났다. 경기장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손흥민의 모습은 모두를 울렸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거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2019년 12월 번리를 상대로 70m 단독 질주 후 득점을 터트리며 FIFA 푸스카스상과 PL 이달의 골, 시즌 최고의 골을 휩쓸었다.
[사진]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토트넘 시절 PL에서만 47골을 합작하며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은 2020년 9월엔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한 경기 4골을 몰아치며 최고의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더 놀라운 건 4골 모두 해리 케인의 도움이었다. 한 경기에서 한 명이 4골을 넣고, 다른 한 명이 4도움을 준 건 PL 최초 기록이다. 손흥민은 2020-2021시즌 토트넘 통산 100골 고지까지 밟으며 득점력을 뽐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2021-2022시즌이었다.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였던 노리치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리그 23골을 달성했고, 극적으로 모하메드 살라를 따라잡으며 공동 득점왕을 수상했다. 그 덕분에 토트넘도 리그 4위를 차지하며 UCL 무대 복귀에 성공했다.
부침도 있었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 골대에서 멀어지는 전술과 안와골절상, 스포츠 탈장 등으로 고생했다. PL 100번째 골을 터트리며 리그 10골을 넣긴 했지만, 손흥민이기에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5골 8도움을 기록하며 완벽히 부활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토트넘은 "손흥민은 9년 동안 일관성 그 자체였고, 매 시즌 40경기 이상 뛰었다. 그는 토트넘 통산 400경기, PL 300경기에 출장했으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 안에 진입했다. 손흥민은 모든 의미에서 진정으로 위대한 토트넘 선수"라고 극찬했다.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최고참' 데이비스도 손흥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지난 2014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손흥민보다 1년 빨리 도착했다. 최근 케인과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까지 팀을 떠나면서 포체티노 감독 시절을 겪었던 선수는 데이비스와 손흥민 둘뿐이다. 토트넘 구단은 그에게 400경기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400단어로 손흥민과 함께한 9년을 요약해달라고 부탁했다.
데이비스는 "난 손흥민이 토트넘에 처음 도착했을 때, 축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설레는 남자를 기억한다. 그런 다음 그는 그 놀라운 기술과 왼발, 오른발로 마무리하는 방식을 보여주면서 곧바로 눈에 띄었다. 그에게 첫 시즌은 꽤 힘들었지만, 언제나 영향력을 끼쳤다. 그는 몇 년 동안 성장하고 또 성장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데이비스는 "손흥민의 득점 기록을 보면...말도 안 된다. 일관성 그 자체다. 힘든 첫 시즌을 보낸 뒤 그는 주로 측면에서 뛰면서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평범한 업적이 아님에도 그는 매 시즌 반복해서 해냈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탄했다.
손흥민이 얼마나 훌륭한 주장인지도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과 토트넘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한다. 그가 하는 모든 일은 팀을 위한 일이다. 그는 항상 그의 태도와 마음가짐, 투지로 더 나아지려 노력한다. 경기장에 나설 때 모든 책임을 지며 매일 기준을 세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 벤 데이비스 소셜 미디어.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 스퍼스 익스프레스 소셜 미디어.
데이비스는 경기장 밖에서도 손흥민과 막역한 사이다. 그는 아들 랄프의 대부를 손흥민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그는 "쏘니(손흥민의 애칭)는 내 베스트 프렌드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뛰었다. 그는 내 아들의 대부"라며 "손흥민과 나는 경기에 뛸 때 손바닥 들여보듯이 서로를 훤히 알고 있다. 정말 쉽게 느껴진다"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도착했을 때 나는 22살이었고, 그는 23살이었다. 우리는 함께 자랐다. 그 시간 동안 우리의 삶이 많이 변했다. 난 작년 여름에 아버지가 됐다. 손흥민과 조 로든은 우리가 아기를 집에 데려온 후 처음으로 초대한 사람들 중 두 명이었다. 그게 바로 손흥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축구에서 벗어나 우리는 커피를 마시러 갈 것이고, 손흥민은 모자를 쓰고 도착해서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이기 때문에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 그는 한국에서 그를 절대적으로 사랑하는 놀라운 팬층을 갖고 있다"라며 손흥민의 엄청난 인기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데이비스는 "우리는 거의 9년 동안 서로를 알고 지냈다.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선수고, 무엇보다도 월드클래스 사람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알게 된 건 절대적인 기쁨"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사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통산 4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와 9년 가까이 함께한 벤 데이비스가 절친을 향한 헌사를 보냈다 / 스퍼스 글로벌 소셜 미디어.
손흥민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400경기를 뛴 소감을 남겼다. 그는 "토트넘에서 400경기 출장은 특별한 이정표이자 나와 가족에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웨스트햄전에서) 우리가 원했던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여러분과 함께한 지금까지 시간을 되돌아보니 기쁨과 뿌듯함을 느낀다. 런던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뿐만 아니라 여러 전현직 토트넘 동료들이 총출동했다. 손흥민과 '영혼의 파트너'였던 케인은 "축하해 형제"라는 댓글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손흥민을 잊지 않은 모습이었다.
브라질로 돌아간 루카스 모우라는 "전설!"이라고 말했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에메르송 로얄, 다빈손 산체스, 페드로 포로, 미키 반 더 벤 등 여러 선수들이 축하를 전했다.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은 아예 따로 축하글을 올렸다. 올 시즌 토트넘에 새로 합류한 존슨은 "GOAT(Greatest of all time)의 400경기 출전. 축하해 쏘니!"라며 손흥민과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매디슨 역시 함께 다트 세레머니를 펼치는 사진을 업로드하며 "400경기. 너와 피치에서 함께할 수 있고, 널 내 친구라 부를 수 있어서 기쁘다. 사랑해 형제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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