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자세와 거침 없는 폭로로 응원을 받던 배우 황정음이 큰 헛발질로 역풍을 맞았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폭로와 저격도 좋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4일 황정음은 극과 극을 오갔다. 먼저, 자신의 SNS를 통해 상간녀라고 생각된 이를 저격할 때까진 화가 끝까지 났을 것이다. 황정음은 (자신의 생각에는) 상간녀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올리며 “추녀야 내 남편과 결혼해 줘. 이혼만 해주고 방콕 가면 안 돼?”, “제발 내 남편과 결혼해 주겠니? 내가 올리는 이유는 딱 한다. 가출한 남편. 이혼 좀 해주고 태국 가”라고 말했다.
사진을 올린 뒤 금방 삭제 됐지만, 이미 일파만파 퍼진 상태였다. 더 문제였던 건 사진 속 여성이 황정음이 생각한 상간녀가 아니었다는 부분이다. 애꿎은 신상공개로 인해 애먼 피해자가 생겼다. 피해자는 친구들과 장난으로 이름을 남자처럼 부른다며 황정음이 올린 게시물로 인해 상간녀가 됐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저희는 황정음 씨 남편과 관련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황정음 씨 남편인 것도 이혼 기사를 보고 알았다. 왜냐면 관련이 없으니까,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정음은 빠르게 사과했다. 그는 “개인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일반분의 게시글을 게시해 당사자 및 주변분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도 직접 사과 연락을 드려놨다. 혼란스러운 감정 상태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여 대중 분들에게 피로감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두루뭉술한 사과문이라는 지적을 받자 “제가 무관한 분을 남편의 불륜 상대로 오해하고 일반분의 게시글을 제 계정에 그대로 옮기고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용어들을 작성했다. 현재 피해 입으시는 분은 남편과 일면식도 없는 사건과 무관한 분들이고 상간녀가 아니다. 모욕적인 내용을 담아 게시글을 올리고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한 것. 그로 인해 악플을 받고 당사자와 그 주변 분들까지 추측성 내용으로 큰 피해를 받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해당 분들을 향한 악플과 추측성 허위 내용 확산을 멈춰주시기 부탁드린다.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고 피해에 대한 책임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황정음을 시작으로 연예계 수많은 부부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됐는데, 이 과정이 썩 매끄럽진 않았다. 부부라는 하나의 틀에서 각자의 길을 가게 됐으니 어찌 매끄럽겠냐고 할 수 있겠냐만, 공인에 가까운 위치인 만큼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황정음을 비롯해 이윤진 등 최근 이혼 이슈로 화제가 된 이들은 ‘폭로’, ‘저격’을 무기로 선택했다.
폭로와 저격이 하나의 수단으로 쓰일 순 있지만, 언제든지 그 총구가 자신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황정음의 경우가 그렇다. 거침 없는 폭로와 당당한 자세가 무기였던 그는 신중함을 잃은 탓에 일반인을 상간녀로 오해해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겼다.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그저 ‘감정’에만 충실한 탓에 일어난 일로, 수습을 할 수 있었지만 두루뭉술하고 무성의 해보이는 사과문으로 재차 질타를 받았다. 부랴부랴 사과문을 수정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
피해자는 “상간녀 모함, 공개 저격으로 인해 많이 당황스럽고 힘들다. 저격할 땐 공개 저격, 사과할 땐 두루뭉술. 당사자를 포함해 악성 DM, 악성 댓글 등 전반적인 법적 대응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네티즌들도 황정음이 경솔하고 신중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 폭로의 시대에 황정음이 큰 깨달음을 줬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