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가 자주 가야겠네요” 서울 시리즈 덕분에 좋아진 고척돔, 이정후는 왜 아쉬워했나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4.05 09: 4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한국 야구 인프라 개선에 더욱 힘을 실어달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7경기 타율 2할5푼(28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OPS .660을 기록중이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1522억원)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아직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 가보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샌디에이고 원정 4연전과 다저스 원정 3연전으로 시즌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에 앞서 양팀 선수단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03.20 /jpnews@osen.co.kr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펫코 파크는 약 4만석 규모를 자랑하는 큰 구장이다.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뛰었던 구장이기도 하다.
“사실 아버지는 한 번밖에 뛰지 않았다”라며 웃은 이정후는 “나에게는 한국에 있을 때 (김)하성이형이 경기하는 것을 맨날 봤던 구장이다. 그런 구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는 이정후는 올 시즌 6경기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OPS .762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경기에서는 첫 4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2경기 연속 안타와 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8회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4.04.04 /jpnews@osen.co.kr
지난달 31일에는 펫코 파크에 많은 비가 내려 경기 개최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다행히 경기를 앞두고 비가 잦아들었고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비가 내린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하다가 부상을 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 이정후는 “작년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비가 오면 아무래도 좀 더 부상이 나올 수가 있다. 그래도 여기는 한국과 잔디가 다르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의 4연전을 마친 뒤 다저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지난 2일 다저 스타디움을 처음 방문한 이정후는 “다저 스타디움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 선배님이 미국에 진출하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봤던 것 같다. 그 경기를 봤을 때 이 경기장도 처음 봤다. 박찬호 선배님이 뛰는 모습은 유튜브로만 봤다. 지금은 어느 구장에 가던지 어릴 때 놀이공원에 가는 기분이다. 그런 기분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다저 스타디움에 온 소감을 밝혔다. 
다저 스타디움은 5만6000석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구장이다. 매일 4만명 이상의 팬들이 다젓 스타디움을 찾아 다저스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이정후는 “다저 스타디움도 펫코 파크 못지않게 멋진 구장이다. 계속 이렇게 멋진 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 정도로 큰 경기장에서 야구를 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많은 관중이 들어와서 신기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특별히 떨리지는 않았다”라고 다저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한 소감을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 경기가 열렸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유니폼을 입은 관중이 환호하고 있다. 2024.03.20 /jpnews@osen.co.kr
이정후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시절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서울 고척스카이돔도 올 시즌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설이 크게 좋아졌다. 지난 20일과 21일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서울시리즈가 개최되면서 구장 시설이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개선된 것이다. 
“고척돔은 날씨 영향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았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얘기를 들어보니 이제는 그라운드 환경도 좋아졌다고 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 솔직히 이전에는 뚜껑이 있는 것 말고는 장점이 별로 없었다. 지금은 그라운드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니까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고척돔을 썼던 시절을 돌아봤다. 
고척돔의 시설이 개선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는 것이 결정되고 나서야 시설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많은 KBO리그 선수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이정후 역시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6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마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라이벌 LA 다저스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29)는 개막 9경기 만에 마침내 시즌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샌프란시스코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4-5로 패해 4연패 늪에 빠졌다.8회말 수비를 마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4.04.04 /jpnews@osen.co.kr
“(고척돔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몇 번이나 말씀을 드렸다”라고 지적한 이정후는 “이번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와서 바로 이렇게 환경이 좋아진 것은 키움 선수들이나 다른 한국선수들에게는 잘된 일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 두 경기가 아니었다면 지금 시설이 과연 바뀌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조명도 LED 조명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전부터 개선해달라고 말씀드렸지만 바뀌지 않았다. 잔디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에 메이저리그 팀들이 오면서 바뀌게 됐다. 물론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메이저리그 환경에 맞게 개선을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서울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바뀌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나는 옛날부터 이야기를 했다. 운동장에서 경기를 해야하는데 콘서트가 끝난 뒤 자재물을 발견해서 선수들이 치우고 있으면 안되지 않겠나. 그런 것은 좀 잘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 가끔 조명에 못 같은 것이 빛이 반사돼서 보인다. 그러면 그 때부터는 그런 것만 찾아다니면서 줍는거다”라며 더욱 철저한 구장관리를 당부했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자주 가야할 것 같다”라며 웃은 이정후는 “그게 아니면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야구장에서 광고 등으로 얻는 수익도 시에서 많이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야구장을 위해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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