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겨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미국 빅리그로 떠나보냈지만, 그를 닮은 후계자가 있다. 바로 지난해 7월 LG와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주형이다.
이주형이 류현진 공략 선봉장으로 나서 천재적 재능을 발휘할지 흥미롭다. 이주형은 부상에서 회복, 1군에 올라오자마자 미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8할대 타율이다.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삼성의 경기. 이주형은 톱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1볼넷, 100% 출루했다.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처음 상대하는 삼성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상대로 3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낯가림이 없는 이정후와 닮았다.
이주형은 1회 톱타자로 나서 코너의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은 무산. 3회 2사 후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후 도슨의 좌익수 뒤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달려 선제 득점을 올렸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했는데, 주루에서도 쾌속 질주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코너의 직구를 때려 좌측 2루타를 터뜨렸다. 장타 능력도 있다. 도슨의 적시타로 또 득점을 올렸다. 6회 2사 후에는 코너의 커브를 때려 2루 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코너를 강판시키는 안타였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완 홍정우 상대로 직구를 때려 우전 안타를 만들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데뷔 후 첫 1경기 4안타 기록.
지난 2일 삼성전에서는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좌-우-좌로 타구 방향이 자유자재였다.
삼성 선발 원태인 상대로 1회 초구를 때려 투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 직구(141km)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1~3회 퍼펙트 피칭을 한 원태인에게 첫 안타를 뺏어냈다. 2-1로 앞선 5회 2사 후 이주형은 원태인의 주무기 체인지업(122km)이 낮게 떨어졌는데, 우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는 3루타를 때렸다. 6회 2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우완 이승현의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주형은 지난 2월 대만 2차 캠프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허벅지를 한 번 다쳤던 이주형은 무리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렸다. 시범경기에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았고, 개막 때까지도 재활군에 있었다.
100% 몸 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서두르지 않았다.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당시 조금 아픈데도 참고 뛰다가 일을 그르쳤다.
이주형은 지난달 30~31일 퓨처스리그 SSG와 2경기에 출장,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5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일 이주형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고, 곧바로 톱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1군 2경기에서 9타석 8타수 7안타 1볼넷, 타율 8할7푼5리다. 재활 경기였던 2군 2경기까지 포함하면 4경기에서 14타석 11타수 9안타(타율 .818) 2볼넷 1사구, 미친 타격감이다. 키움-삼성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주형의 타격을 극찬했다. 류현진과의 첫 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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