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를 향한 극찬은 이어지고 있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세부지표에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7경기 원정 시리즈를 마쳤다. 샌디에이고-로스앤젤레스로 이어지는 원정 7연전에서 이정후는 타율 2할5푼(28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 3볼넷 4삼진 OPS .660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수확했고 30일에는 데뷔 첫 멀티히트 경기를 달성했다. 그리고 31일, 대망의 첫 홈런까지 터뜨렸다. 1일에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볼넷 3개를 얻어내며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샌디에이고와의 4연전에서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OPS .868의 기록을 남겼다.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는 1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볼넷 없이 삼진 2개를 당했고 타점은 없었다. 이제 5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6일부터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홈 데뷔전을 치른다.
6년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정후였다. 버스터 포지(9년 1억6700만 달러), 자니 쿠에토(6년 1억3000만 달러), 맷 케인(6년 1억2750만 달러), 배리 지토(7년 1억2600만 달러)에 이은 역사상 5번째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을 안겨준 것은 구단의 기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 단계 높은 레벨에서 순조로운 적응을 알렸다. 시범경기에서 옆구리, 햄스트링 등 잔부상이 있었지만 13경기 출장해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OPS .911의 성적으로 연착륙을 알렸다.
현재 이정후의 기록 자체가 두드러진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들여다 보면 이정후의 가치는 더욱 도드라진다. 특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힘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불식시켰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이겨내고 빠르고 강한 타구를 연일 생산해내고 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하면 이정후의 평균 타구속도는 95.6마일(153.8km)로 규정타석을 채운 269명의 타자들 가운데 17위에 해당한다. 상위 6%의 타구속도다. 최고 타구속도는 108.9마일(175.2km)로 전체 74위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정후는 꾸준하게 강한 타구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95마일(152.8km) 이상의 타구인 하드 히트는 13번을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7위다. 상위 3%에 해당하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드 히트 타구의 비율도 59.1%로 평균을 상회한다. 이러한 강한 타구를 바탕으로 기대 타율은 시즌 타율보다 높은 3할이다.
아울러 13.5%의 헛스윙 비율은 리그에서 손꼽히게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잘 따라가서 맞춘다는 의미다. KBO를 평정했던 컨택 능력과 천부적인 재능은 미국에서도 이정후의 성공을 보증할 수 있는 능력이 됐다.
스프링캠프 도중 샌프란시스코와 3년 54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이정후의 동료가 된 통산 157홈런에 통산 골드글러브 4회에 빛나는 맷 채프먼은 이정후에게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적응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채프먼은 지역 라디오 방송인 KNBR의 팟캐스트 방송인 ‘Tolbert & Copes’와의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특별하고 또 특별한 선수다. 샌디에이고와 경기를 할 때 ‘와, 저 친구는 재능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다저스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라면서 “우리가 이정후의 경기를 매일 보면서 하는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이정후는 매일 놀라운 일들을 해낸다. 그는 한국에서 왔지만 젊고 새로운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는 건 사실이다”라면서 이정후의 순조로운 적응력을 칭찬했다.
이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이정후는 여전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후는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자신감이 있다. 적절한 투구에 스윙을 하고 공을 맞추는 기술이 정말 뛰어나다”라면서 “이정후는 완벽한 리드오프이고 1년 내내 우리를 더 뛸 수 있게 만드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이렇듯 모두가 인정하는 순조로운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 서서히 스며들면서 최고의 선수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