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3년차. NC 다이노스의 창단멤버였던 김성욱(30)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욱은 올해 강인권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 중 하나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올해 주전 중견수로 낙점한 김성욱이 중심타선 바로 뒤에서 한 방과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기를 바랐다. 강 감독은 “김성욱이 오프시즌 준비를 잘했다. FA 시즌이라서 동기부여도 있는 것 같고 본인도 많이 준비하고 노력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6번 타순에서 출루율보다는 타점 생산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타순 고민을 했었고 김성욱이 6번에 더 낫다고 판단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로 입단한 NC의 창단멤버 김성욱은 갖고 있는 능력을 온전히 펼치지 못한 선수로 꼽혔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초대 감독인 김경문 감독 시절부터 김성욱은 항상 기대를 품게 하는 재능의 선수였다.
주전급 대우를 받은 적도 있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124경기 이상 출장했다. 2016년 130경기 타율 2할6푼5리(306타수 81안타) 15홈런 51타점 OPS .801로 잠재력을 펼치는 듯 했다. 2017년 124경기 타율 2할5푼7리(308타수 76안타) 6홈런 31타점 OPS .705로 주춤하는 듯 했지만 2018년 111경기 타율 2할6푼(323타수 84안타) 13홈런 45타점 11도루 OPS .753으로 활약했다.하지만 김성욱은 더 이상 올라서지 못했다. 재능은 있었지만 알을 깨지 못했다. 애런 알테어, 닉 마티니, 제이슨 마틴 등 외야 포지션의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했고 박건우 손아섭 등 외야 FA 선수들이 영입되면서 김성욱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그래도 강인권 감독은 김성욱의 능력과 잠재력을 여전히 믿고 있었고 올해 다시 기회를 부였다. 외국인 타자도 1루수 자원인 맷 데이비슨이 영입됐다. 외야 한 자리가 필요했고 이 자리를 김성욱으로 채우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김성욱의 동기부여 요소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현재 김성욱은 타율 2할5푼(36타수 9안타) 2홈런 11타점 9득점 4도루 OPS .872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타율은 낮은 편이지만 하위 타순에서 주자가 모였을 때 확실하게 해결을 하면서 손아섭-데이비슨-박건우의 중심타선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현재 김성욱은 리그 타점 3위에 올라있다.
김성욱도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단히 노력했다. 김성욱은 “지난해 정규시즌 끝나기 직전인 9~10월 즈음, 알라스윙 랩이라는 레슨장에 가서 타격 이론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것들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서울 잠실 원정경기 때 아침에 짬을 내서 이론을 듣고 연습을 하고 경기장에 가고는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가을부터 부지런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대타 결승 홈런을 칠 수 있었다. 그는 “그때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타격 이론에 대해 혼동이 많이 됐을 상황이었는데 혼동이 안되고 딱 정립이 되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겨울 비시즌에도 알라스윙 랩을 찾아서 주 5회씩 개인 훈련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현재 미국 아주사퍼시픽대학교 타격코치인 허일 코치에게 개인 레슨까지 받았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시작보다 약 열흘 먼저 미국으로 이동해서 새로 배운 타격 이론들을 가다듬고 확신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김성욱은 “타격 폼에 대한 지적보다는 타격 메커니즘이 어떻게 나와야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많이 얘기해줬다. 그것을 중점적으로 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잘 정립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용두사미로 끝나고 싶지 않다. FA 대박의 꿈도 있지만 오롯이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FA라기 보다는 한 시즌을 잘하고 싶은 게 큰 목표다. 한 시즌을 잘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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