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그 자체' 맨유, PL 역사에 남을 충격패...99분 17초까지 앞섰는데→결과는 '승점 0'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5 14: 42

99분 17초까지 리드하고 있었지만, 승자는 따로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PL) 역사를 새로 썼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PL 31라운드에서 첼시에 3-4로 무릎 꿇었다. 리그 기준 맨유가 첼시에 패한 건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맨유는 승점 48점(15승 3무 12패)으로 6위에 머물렀다. 5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57)과 격차를 줄이지 못하며 4위 싸움에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반면 극적인 승리를 따낸 첼시는 승점 43점(12승 7무 10패)을 기록하며 10위로 점프했다.

[사진] 옵타 소셜 미디어.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라스무스 호일룬,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 코비 마이누-카세미루, 디오구 달로트-라파엘 바란-해리 매과이어-아론 완비사카, 안드레 오나나가 먼저 출격했다
첼시도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니콜라 잭슨, 미하일로 무드리크-코너 갤러거-콜 파머, 엔소 페르난데스-모이세스 카이세도, 마르크 쿠쿠렐라-브누아 바디아실-악셀 디사시-말로 귀스토, 조르제 페트로비치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무려 7골이 터지는 난타전이었다. 첼시가 전반 4분 만에 갤러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전반 19분 파머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2-0까지 달아났다. 안토니가 어설픈 수비로 박스 안에서 반칙을 저지른 게 뼈아팠다.
맨유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4분 가르나초가 카이세도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격골을 넣었고, 전반 38분 브루노가 헤더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맨유는 역전까지 일궈냈다. 후반 23분 가르나초가 머리로 안토니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3-2 역전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첼시의 빌드업 실수를 골로 연결하며 비수를 꽂았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맨유가 아닌 첼시였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7분 달로트가 노니 마두에케를 뒤에서 밀어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을 헌납했고, 다시 한번 파머에게 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11분 파머에게 역전골까지 얻어맞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파머가 역전골을 터트린 정확한 시간은 100분 39초였다. 이는 PL 역사상 가장 늦은 시간대에 나온 결승골이다. 첼시로서는 누구보다 짜릿한 승리를, 맨유로서는 누구보다 뼈아픈 패배를 맛보게 된 셈이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도 "맨유는 99분 17초까지 이 경기에서 앞서 나가고 있었다. 이번 경기는 PL 역사상 가장 늦게까지 이기고 있던 팀이 패배한 경기다. 붕괴"라고 주목했다. 후반 추가시간 9분 17초까지 이기고 있던 팀이 아예 역전패를 당한 건 맨유가 역대 최초라는 이야기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떠난 뒤 굴욕적인 기록을 여럿 세우고 있다. 퍼거슨 경이 떠난 뒤 홈 패배가 그와 함께한 21시즌 동안 기록했던 홈 패배(34회)보다 많을 정도. 올 시즌만 해도 올드 트래포드에서 본머스 상대 패배, 11위 이하 팀 상대 3골 차 패배 등이 있다.
그럼에도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황당한 인터뷰로 팬들의 속을 긁어놨다. 그는 패배 후 "중립팬들에게는 놀라운 경기였다. 높은 수준의 환상적인 축구 경기였다"라며 "맨유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개인적인 실수로 경기를 마쳤다.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 맨유 선수라면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난 우리 팀 플레이를 즐겼다. 환상적이었다. 우리가 공을 지배했고, 상대를 지배했다"라고 말했다. 무려 슈팅 28개를 얻어맞은 팀 감독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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