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가 마침내 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홈런공을 되찾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다.
오타니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홈런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이다. 정규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나왔다.
다저스가 3-4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7회 2사에서 좌완 불펜 테일러 로저스의 5구 93.2마일(150.0km) 싱커를 공략해 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타구속도 105.6마일(169.9km) 비거리 430피트(131m)를 기록한 초대형 홈런이었다. 이날 다저 스타디움을 찾은 5만2746명의 관중들은 오타니의 첫 홈런에 열광했다.
그런데 오타니의 다저스 이적 후 기념이 될 첫 홈런공을 찾는 과정에서 논란이 크게 일었다.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과 관련한 이슈도 사그라들지 않는 시점에서 안 좋은 얘기가 겹쳤다.
오타니는 경기 후 “좀처럼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아서 초조한 마음이었다. 빨리 치고 싶다는 마음을 참으면서 내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 어떻게든 첫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첫 홈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타니의 홈런공은 한 부부 팬이 주웠다. 야구 팬으로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 있는 날이다. 그 주인공은 암바 로만과 알렉시스 발렌수엘라 부부. 이 공을 다저스 구단측이 회수하는 과정에서 부부가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오타니의 시즌 첫 홈런공을 주운 부부 팬은 오타니의 야구 인생에 역사로 남을 기념구를 자신이 소장하는 대신 선수에게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오타니는 부부 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자신의 사인이 담긴 모자 2개와 배트를 건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부부 팬은 “오타니의 얼굴도 못 봤고 구단 압박에 못 이겨 돌려줬다”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부부 팬은 다저스타디움 외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오타니의 시즌 첫 홈런볼을 잡았고 구단을 통해 오타니에게 홈런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단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 등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부부 팬은 ‘오타니의 홈런볼을 소장하고 싶었으나 구단으로부터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구단 직원은 부부 팬에게 오타니의 홈런공을 돌려주면 사인 모자 2개를 주겠다고 했으나 뒤늦게 사인 배트와 사인볼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부 팬은 “오타니에게 기념구를 전달한 건 기쁘지만 구단의 대응은 아쉬웠다”며 “현지 매체의 보도와 달리 많은 경비 인력에 둘러싸여 오타니와 만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부부 팬의 폭로에 일본 매체 ‘베이스볼 채널’은 “오타니가 불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불씨가 생겼다. 홈런공을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디 애슬레틱’ 등 여러 미국 매체가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오타니는 경기 후 ‘내게 특별한 공이기 때문에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이 얘기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미국 매체에 따르면 발렌수엘라 씨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구단의 그런 대응에 실망했다’고 했다. (보상으로) 받은 물건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대응에 불만인 것이다. 게다가 오타니는 팬과 이야기했다는데, 팬은 오타니를 만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통역 과정에서 잘못 전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완 요원들이 이 부부 팬에게 위협적이었다면, 분명 다저스 구단의 대응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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