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PSG 3월 이달의 골 주인공이 됐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리그 1 이달의 골까지 도전한다.
PSG는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이 몽펠리에를 상대로 터트린 골이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다.
PSG는 지난달 18일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무송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26라운드 몽펠리에 원정에서 6-2 대승을 거뒀다. 그 덕분에 리그 3연속 무승부를 끊어내고 오랜만에 승점 3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동시에 21경기(15승 6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승점 59점으로 리그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강인이 선발 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오른쪽 미드필더 역할을 맡으며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갔고, 날카로운 패스와 탈압박으로 중원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22분엔 좋은 턴 동작과 방향 전환 패스로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에서 기점 역할을 했다.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이강인은 PSG가 3-2로 앞서고 있던 후반 8분 랑달 콜로 무아니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를 따돌렸다. 그런 뒤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던 몽펠리에를 상대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하며 새로운 킬러로 자리 잡았다. 리그 1은 "이강인의 아름다운 골"이라고 감탄했다.
득점한 이강인은 곧바로 음바페의 품으로 달려가 안겼다. 그는 손가락으로 음바페를 가리키며 기뻐했고, 폴짝 뛰어 기다리고 있던 음바페에게 올라탔다. 둘은 나란히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어퍼컷 세레머니를 펼치며 환호했다.
이강인의 결정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당시 득점 장면에서 기대 득점(xG) 값은 0.07에 불과했다. 100번 차면 7번 들어갈 법한 어려운 기회였지만, 그가 날린 슈팅은 빠르고 정확하게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경기 후 음바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을 태그했다. 그는 이강인을 안아주기 직전 사진을 올리며 "내 아들(Hijo)"이라고 적었다. 1998년생인 음바페와 2001년생인 이강인의 나이 차이를 고려하면 '내 새끼' 정도의 의미로 보인다. 음바페는 입맞춤과 하트 이모티콘도 곁들이며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이강인도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세계 최고"라는 칭찬으로 화답했다. 또한 폭발하는 이모티콘과 공 3개, 하트를 덧붙이며 음바페의 해트트릭을 축하했다. 훈훈하게 하트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도 이강인에게 박수를 보냈다. 매체는 "(이강인은) 음바페의 첫 골 장면에서 빛나는 영감을 선보였다. 그는 경기 초반 PSG의 공격을 자주 이끌었다. 하지만 잠시 사라졌다가 후반전이 시작된 뒤 다시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강인은 콜로 무아니와 공을 주고받은 뒤 골대 안으로 원격 유도 미사일을 보내며 리그 2호 골을 터트렸다. 후반전 경기 리듬을 주도한 주인공은 바로 그였다. 때로는 특정 패스 장면에서 너무 무신경했지만, 다시 한번 공을 잘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의 골은 PSG의 3월 최고의 골로도 선정됐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서 진행된 팬 투표에서 비티냐와 음바페(이상 몽펠리에전), 곤살로 하무스(마르세유전)를 제치고 53.2%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달의 골 주인공이 됐다.
이강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리그 1 이달의 골'까지 정조준한다. 리그 1은 5일 이강인의 몽펠리에전 득점을 비롯해 음바페와 이토 준야(랭스), 조나단 클라우스(마르세유), 엘리예 와히(렝스)의 골까지 5개가 이달의 골 후보에 올랐다고 알렸다. 만약 이강인이 수상한다면 그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다시 한번 몽펠리에를 제물 삼아 리그 1 이달의 골을 수상하게 된다.
한편 이강인은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냐는 비판을 듣고 있다. 프랑스 'RMC 스포츠' 다니엘 리올로 기자는 스타드 렌과 쿠프 드 프랑스 준결승전을 본 뒤 "마르코 아센시오가 이강인보다 부족한 게 뭔가? 이강인은 선발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며 "시즌 초반에는 이강인의 역동성과 의지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잠시 후에는 '음, 그는 잘해낼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강인!"이라고 주장했다.
'르 파리지앵'과 '풋 메르카토', '막시 풋'도 이강인에게 팀 내 최하점인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대체로 공격 작업에서 너무나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제 PSG는 클레르몽과 리그 경기를 치른 뒤 주중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한다. 과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다시 한번 이강인을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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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리 생제르맹, 리그 1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