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홈팬들 앞에서 놀라운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정후는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개막전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개막 원정 7연전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 이정후는 4만645명의 관중에게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받으며 오라클 파크에서 데뷔했다. 아쉽게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선구안과 빠른 발을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지고 있는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딜런 시즈의 공을 신중하게 골라냈다. 결국 5구째 시속 95.3마일(153.4km) 포심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면서 이정후는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샌프란시스코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호르헤 솔레어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이정후가 만든 기회를 놓치는듯 보였다. 하지만 마이클 콘포토가 시즈의 5구 86.9마일(139.9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1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면서 이정후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정후는 1루에서 홈까지 슬라이딩도 하지 않고 가볍게 들어오는 빠른 발을 과시했다. 이정후의 득점으로 샌프란시스코는 1-1 균형을 맞췄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끝내기 1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3-2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후 게임노트를 통해 “이정후는 오라클 파크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었고 오라클 파크에서 처음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그는 1루에서 홈플레이트까지 10.45초 만에 주파했는데 지난 시즌 자이언츠에서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라며 이정후의 빠른 스피드를 강조했다.
야구에서 베이스간의 거리는 90피트(27.43m)다. 따라서 1루에서 홈까지 돌기 위해서는 최소 270피트(82.30m)를 질주해야한다. 실제로는 직선이 아닌 원형으로 뛰어야 하기 때문에 뛰어야 하는 거리가 더욱 늘어난다. 그런 거리를 이정후는 10.45초 만에 주파를 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평균 스프린트 스피드는 시속 30.8km(초속 28.1피트)에 달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18위, 중견수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7시즌 동안 69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했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11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이 느린 선수는 아니었다. 도루보다 다른 방식으로 팀에 기여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뛰지 않은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 스피드를 과시하고 있는 이정후가 앞으로 빠른 발로 또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