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PSG)이 투입되면 공격의 질이 달라진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PSG는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리그1 28라운드’에서 최하위 클레르몽을 맞아 고전끝에 1-1로 비겼다. 승점 63점의 PSG는 여전히 2위 브레스트(승점 50점)를 멀찌감치 제치고 선두다.
선발에서 빠진 이강인은 후반 22분 교체로 들어가 27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PSG는 챔피언스리그를 의식해 주전선수들을 대거 명단에서 제외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킬리안 음바페를 비롯해 이강인도 선발에서 빠졌고 후반전 교체로 투입됐다. 어차피 리그1 우승이 확정적인 PSG는 다관왕을 위해 선수들을 고르게 썼다.
꼴찌라고 우습게 봐서일까. PSG 공격은 답답했다. 전반전 무려 70%의 점유율을 잡았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실수가 두드러졌다.
결국 전반 32분 PSG의 수비실수로 클레르몽이 행운의 첫 골을 넣었다. 박스 안에서 비지리우스가 어설프게 패스를 넘겼다. 케이타와 경합하던 우가르테가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어설픈 태클을 했다. 굴절된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공식판정은 아니지만 우가르테의 자책골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후반에도 PSG가 일방적으로 몰아세웠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참다 못한 엔리케 감독은 후반 22분 음바페, 이강인, 마르퀴뇨스를 동시에 투입했다.
이강인이 들어가자 PSG 공격의 질이 확 달라졌다. 이강인은 계속해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했다. PSG의 공격이 확실하게 살아났다. 음바페와의 호흡도 찰떡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27분 프리킥을 때렸다.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는 그대로 골키퍼에게 안겼다. 결국 음바페가 만들어냈다. 후반 40분 음바페가 찔러준 공을 하무스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PSG가 1-1 동점골로 패배에서 벗어났다.
이강인은 비록 적은 시간을 뛰었지만 투입과 동시에 양질의 패스와 크로스로 PSG의 공격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엔리케 감독이 왜 이강인에게 세트피스 키커를 전담시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6.4로 무난한 평가를 했다. 천금 동점골의 주인공 하무스가 8.2로 최고평점을 받았다. 골을 만들어준 음바페는 6.8로 역시 좋은 평가를 들었다. 아쉽게 데뷔골을 놓친 매유루는 6.9로 역시 평가가 좋았다.
최근 프랑스 언론에서 이강인을 깎아내리는 보도가 있었다. 'RMC 스포츠’ 리올로 기자는 “아센시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그가 이강인보다 부족한 게 뭔가? 이강인은 선발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무엇을 했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리올로는 “시즌 초반에는 이강인의 역동성과 의지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서 이강인을 선발에서 빼고 아센시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아센시오가 선발로 뛴 경기에서 PSG는 리그 꼴찌에에게도 골을 뽑지 못했다. 킥의 정확도나 패스의 세밀함에서 아센시오는 이강인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엔리케 감독은 웬만하면 음바페와 이강인을 아끼려고 했다. 당장 11일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홈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도저히 뛰지 않을 수 없는 선수였다. 이강인 스스로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