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집력을 잃은 감독 아래 선수단은 흔들렸다. 토마스 투헬(51)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
독일 '스포르트1'은 7일(이하 한국시간) "토마스 투헬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팬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굴욕적인 설문조사다. 이번 시즌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 초 스포르트1은 비슷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엔 "뮌헨이 투헬 감독과 즉시 이별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다.
당시 무려 81%의 팬들이 '그렇다'를 택했다.
투헬 감독의 입지는 급격히 흔들렸다. 2023-2024시즌 개막 전 공격엔 해리 케인, 수비엔 김민재를 영입하며 월드 클래스 선수들을 확보했다. 투헬 감독과 뮌헨은 안정감을 찾기는커녕 오히려 더 어수선해졌다.
결국 뮌헨은 지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과 동행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투헬 감독의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DFB-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선두를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내줬고 지난 6일엔 '승격팀' FC 하이덴하임을 상대로도 2-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전 해리 케인, 세르주 그나브리의 연속 골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됐던 경기였기에 더 충격적인 역전패다.
결과적으로 우승 경쟁은 끝났다. 이미 레버쿠젠과 승점 차는 16점으로 벌어졌다. 이제 뮌헨은 3위 VfB 슈투트가르트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슈투트가르트는 7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원정에서 잡아내며 승점 60점을 만들었다. 뮌헨과 동점이다.
일찍이 결별을 발표한 뮌헨의 치명적인 패착일까. '유통기한'이 정해진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는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승격팀을 상대로 2골 차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도 집중력은 형편없었다.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필드 위에 서 있던 11명 모두 집중력을 잃었다.
투헬 감독은 "후반 시작 직후 5분 동안 극도로 경계심이 부족했고 상대와 일대일 싸움은 너무도 약해 승부를 내기 어려웠다"라며 경기를 평가했다. 선수들이 방심했다는 이야기다.
'스카이 스포츠'의 리포터가 그 이유를 묻자 투헬 감독은 한참을 고민한 뒤 "지금은 답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깊게 숨을 들어마신 투헬은 "우린 모든 것을 통제했다. 그러나 집중력과 경기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다. 결과가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주중 치를 아스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투헬 감독은 "지금은 잘 모르겠다. 내일, 혹은 모레 알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만 화난 것이 아니다. 뮌헨 레전드 선수들도 일제히 분노했다.
독일 '빌트'의 보도에 따르면 도르트문트와 VfB 슈투트가르트의 중계를 준비하던 로타어 마테우스는 "이번 경기 결과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투헬은 더 이상 팀을 이끌지 못한다. 이상한 기자회견, 이상한 발언이 이어졌다. 난 뮌헨이 24시간~48시간 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투헬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테우스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다. 팀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투헬은 이러한 자극을 주지 못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다른 감독을 고르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있던 또 다른 전설 디디 하만은 "뮌헨은 늘 똑같은 축구를 한다. 영감을 주지 못한다. 치명적인 결정"이라고 거들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