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의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31)가 비 때문에 시즌 2승을 놓쳤다. 4회까지 43개의 공으로 무실점 호투했지만 비가 내리며 장시간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교체돼야 했다.
이마나가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 강타선을 맞아 위력투를 펼쳤다. 1회 같은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와 첫 승부에서 9구까지 간 끝에 94.4마일(151.9km)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은 이마나가는 프레디 프리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윌 스미스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2회에도 선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엔리케 에르난데스와 크리스 테일러를 연속 삼진 처리했다. 에르난데스는 3구째 하이 패스트볼로 파울팁 삼진, 테일러는 바깥쪽 스플리터로 루킹 삼진 잡았다.
3~4회에는 각각 6개, 5개의 공으로 연이어 삼자범퇴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4회까지 투구수가 43개에 불과했는데 스트라이크 32개로 비유링 74,4%에 달했다. 최고 94.4마일(151.9km), 평균 92.3마일(148.5km) 포심 패스트볼(34개) 중심으로 스플리터(7개), 스위퍼(2개)를 섞어 던졌다.
4회까지 컵스가 7-0으로 앞서 선발승이 유력해 보였던 이마나가는 그러나 5회 시작과 함께 구원투수 옌시 알몬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회 컵스 공격 때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2시간51분이나 경기가 중단됐고, 어깨가 식은 이마나가는 보호 차원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이마나가는 오늘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대자연이 방해했지만 정말 잘 던졌다. 비가 아니었더라면 투구수를 볼 때 길게 던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마나가는 “이것도 미국 스타일이다. 선발승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팀이 이겨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오타니와 2차례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것도 주목할 만했다. 1회 첫 타석 헛스윙 삼진에 이어 3회 두 번째 타석도 2구째 몸쪽 높은 91.2마일(146.8km) 포심 패스트볼로 3루 팝플라이 처리한 이마나가는 “오타니와 승부는 종이 한 장 차이였다. 홈런이 될 수도 있었는데 운 좋게 막았다. 계속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78cm, 79kg 좌완 투수 이마나가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2016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8시즌 통산 165경기(1002⅔이닝) 64승50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021개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경기(1선발·6이닝) 1승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7개로 호투하며 일본의 7전 전승 우승에 기여했다. 조별리그 한국전에서 4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 박건우(NC)에게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WBC에서 최고 96.2마일(154.8km) 포심 패스트볼의 분당 회전수(2566회)가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으로 볼끝과 구위를 인정받은 이마나가는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고, 통산 9이닝당 볼넷 2.5개로 제구도 안정됐다. 여러 팀들이 영입 경쟁을 벌였고, 컵스가 4년 보장 5300만 달러로 잡았다. 2025~2026년 시즌 후 컵스 구단이 계약을 2028년까지 총 5년 8000만 달러로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컵스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이마나가는 옵트 아웃으로 FA가 된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이마나가는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했다. 2018년 4월3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닉 킹험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둔 뒤 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데뷔전에서 6이닝, 9탈삼진 이상에 무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를 치른 데 이어 이날 막강 다저스 타선까지 봉쇄하며 10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