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투수전, 경기 중반 동점 상황에서 평균자책점 10점대 신인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볼넷과 폭투, 안타 등으로 2점을 허용했다. 그런데도 팀은 지지 않았다. 역전승을 거두며 7연승을 달렸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이야기다.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1-1 동점에서 6회초, 키움 선발 김선기(5이닝 1실점)가 내려가고 2번째 투수가 올라왔다. 신인 김연주였다. 4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13.50의 투수. 3월 30일~31일 LG전에 이틀 연속 등판해 1실점-3실점을 각각 허용했다.
중요한 순간, 홍원기 키움 감독은 평균자책점 10점대가 넘는 신인을 구원 투수로 내세워야 했을까. 한화 공격은 4번타자 노시환부터 시작되는 타순이었다.
키움은 5일 한화전에서 선발 하영민이 5이닝(4실점)을 책임지고, 조상우(1이닝)에 이어 신인 전준표(⅓이닝)와 김재웅(⅔이닝)이 3점을 내줬다. 8회 주승우(1이닝), 9회 문성현(1이닝)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6일 한화전에서는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김윤하(⅔이닝 1실점)의 위기를 주승우(1⅓이닝)가 막고, 9회 문성현(1이닝 2실점)이 한 점 차로 승리를 지켜냈다.
7일 경기 전에 홍원기 감독은 “2연투를 한 주승우는 쉰다”고 했다. 마무리 문성현과 조상우, 김재웅이 필승조다. 불펜에는 김동혁(ERA 10.13) 김인범(ERA 0), 김연주(ERA 13.50) 등 3명이 앞서 5~6일 경기에 등판하지 않은 투수였다. 세 명 중에서 김연주가 선택됐다.
김연주는 첫 타자 노시환을 투수 땅볼 아웃을 잡고서 안치홍과 최재훈을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대타 임종찬의 우중간 깊숙한 뜬공 아웃 때 2루주자는 3루로 태그업했다.
2사 1,3루에서 김연주는 이도윤 타석에서 폭투를 던졌다. 원바운드 공이 포수 뒤로 빠지면서 3루 주자가 득점했다. 2사 2루에서 이도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1-3으로 뒤진 2사 1루에서 김연주는 교체됐고, 김인범이 올라왔다. 볼넷 2개를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페라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위기를 넘겼다. 김인범은 7회까지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키움은 7회말 송성문의 투런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키움 마운드는 필승조 조상우(8회), 김재웅(9회), 문성현(10회)이 차례로 올라왔고, 연장 11회 신인 전준표가 1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후 연장 11회말 김혜성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극적인 승리와 함께 7연승을 이어갔다.
키움은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 전준표(1라운드 8순위), 김윤하(1라운드 9순위), 손현기(2라운드 19순위), 김연주(3라운드 29순위)까지 4명의 신인 투수를 포함시켰다. 투수진에 부상자(원종현, 정찬헌, 장재영 등)가 많다. 이들은 추격하거나 크게 리드한 상황 등 다양하게 활용하며 경험치를 쌓게 하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7일 경기 전에 신인 투수들에 대해 “작년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재능이 좋은 선수들이라고 판단했고, 대만 캠프나 시범경기 때 물론 업다운이 있고 사이클이 있긴 했지만, 지금 시즌에 들어와서 그런 경험들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굉장히 큰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선수들이 올해 어떤 중추적인 역할보다는 미래 자원들이기 때문에 올해 이런 좋은 경험들이 많이 쌓이면 분명 히어로즈 미래 주축 투수들이 될 것이라 본다”고 기대했다.
한편 김연주는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손현기는 9일 SSG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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