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공 만들라" 꽃감독 주문, 130m→120m 홈런 응답, 천재는 장타자로 진화한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4.10 07: 40

"뜬공을 만들라".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이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대형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3점홈런 포함 4안타 타격을 과시했다. 시즌 처음으로 1번타자로 출전했다. 리드오프 박찬호가 허리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1번이 고민이었다. 도영이가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는 이범호 감독의 주문에 100% 응답했다. 
1회 첫 타석은 잘 밀어쳤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3회는 1사1루에서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터트리더니 5회는 2사후 3루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세번째 타석이 압권이었다. 두 점을 뽑아 2-0으로 앞선 2사 1,2루에서 박명근의 초구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120m짜리 좌월아치를 그렸다. 

단숨에 5-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8회에서도 무사1루에서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안타 타이기록이었다. 전날까지 1할대 타율로 저속행보를 보였지만 이날 4안타로 타율도 2할4푼6리로 끌어올렸다. 서서히 타격감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김도영은 "초구는 직구가 올 것 같았다. 타이밍을 빨리 잡고 직구 하나만 보고 있었는데 운이 좋아 넘어갔다. 잘 맞은 느낌은 아니었다. 앞에서 걸렸다. (5일) 삼성전 첫 홈런은 다시는 못칠 것 같았지만 오늘 홈런을 치는 감각을 계속 생각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진짜 좋은 타구였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지난 5일 광주 삼성전 1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을 넘기는 130m짜리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스스로 데뷔 이후 가장 잘맞은 타구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이 감독은 "그전 홈런보다 의미가 컸다. 땅볼 안타, 라인드라이브 안타가 많았다. 가진 능력을 보면 좀 더 타구를 띄어서 올려쳤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런 타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안타 위주의 똑딱이 타자보다는 장타를 생산하는 장거리형 타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실제로 김도영은 뜬공타구가 확실히 많아졌다. "감독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다. 땅볼보다는 뜬공을 쳐야 한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가야 한다. 타구를 띄워야 장타가 나온다. 그냥 죽더라도 뜬공으로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타격 상승세도 예고 했다. "타격감은 되게 좋다. 공도 잘보인다. 안타가 안나올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결과는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면 내 위치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살아나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새겼다. 오늘 4안타를 치면서 올라갈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런 감을 계속 생각하고 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200안타 선배 서건창의 조언에 고마움을 전했다. "선배께서 '안맞는다는 생각말고 출루하면 주루플레이에 신경써서 뛰면서 경기감각을 찾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계속되는 타격부진에 너무 마음 쓰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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