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4개 던지고 올라갔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KIA는 10승 고지를 밟으며 단독 1위자리를 지켰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우완 김건국(26)이 영웅적인 투구로 팀에 귀중한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2회의 분위기를 보면 그대로 LG에게 승리를 넘겨주는 상황이었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선발 이의리가 크게 흔들리며 순식간에 3점을 헌납했고 1사 만루까지 몰렸다. 결국 팔꿈치 이상을 호소하고 강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방이면 그대로 경기를 결정나는 순간에 김건국이 마운드에 올랐다.
몸을 풀 시간도 없이 서둘러 올라갔다. 여기서 대반전이 벌어졌다. 문보경을 2루 병살타로 유도하고 위기를 삭제했다. 여세를 몰아 3회는 삼자범퇴로 처리하더니 4회도 볼넷과 2루타를 허용했으나 실점을 막았다. 5회 연속 2안타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만 허용했다.
KIA는 역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5회 2사후 필승조 불펜을 가동했다. 이준영이 등판해 가볍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고 곽도규도 네 타자를 퍼펙트로 제압했다. 장현식이 8회 아웃카운트 2개를 삭제했다. 나흘 휴식을 취한 전상현도 8회 등판해 세타자를 범타로 요리했다.
불펜이 추가실점을 막아주자 타선이 덩달이 움직였다. 7회 2사2루에서 김선빈이 좌전적시타를 날려 한 점차로 따라붙었다. 8회는 2사후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원준의 중전안타, 대타 고종욱의 2루 강습안타에 이어 대타 서건창의 우월 2루타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3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 유영찬이 보크를 범하는 바람에 역전점수까지 따냈다. 마무리 정해영이 9회 등판해 2사후 2안타를 맞았으나 문보경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이런 모든 역전으로 이어지는 퍼즐을 맞춘 선수가 바로 김건국이었다. 지난 3일 콜업을 받아 추격조로 2경기에 등판해 1⅓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3.50이었다. 그러나 최고의 투구로 제몫을 단단히 했다.
경기후 김건국은 "급작스런 등판이라 불펜에서 공 4개 던지고 올라왔다. 많이 던지고 올라가면 마운드에서 더 힘들것 같아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힘을 아끼고 등판해 더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루즈한 상태여서 존 안에 던져 카운트 잡는 것에 집중했다. 작년에 LG 상대 선발 등판했었는데 공격적으로 투구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었고 그 기억을 상기하며 던졌다"며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sunny@osen.co.kr
"이의리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팀이 힘든 상황에서 김건국이 구원투수 역할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 위기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던 게 결국 역전까지 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김건국을 비롯한 모든 구원투수들이 정말로 잘해줬다. 1점차 박빙 승부에서 든든하게 팀 승리를 지켜준 정해영의 활약도 칭찬해주고 싶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이틀 연속 리드오프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김선빈이 중요한 타이밍마다 타점을 올리면서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최원준도 필요할 때마다 안타를 기록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서건창의 동점 적시타가 오늘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오늘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고, 함께 응원해주신 만원 관중들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