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FA 계약 후 ‘먹튀’로 전락한 트레버 스토리(32·보스턴 레드삭스)가 또 부상으로 쓰러졌다. 개막 8경기 만에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다. 얼마나 속상했으면 눈물까지 흘렸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스토리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크레이그 브레슬로 보스턴 야구운영책임자(CBO)는 스토리가 왼쪽 어깨 관절와연 골절로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다.
브레슬로는 “의료진과 상의하고, 2차 소견을 받은 뒤 스토리가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재활에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LA에서 저명한 정형외과 전문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스토리의 어깨 수술을 집도한다.
스토리는 지난 6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 유격수 수비 중 부상을 당했다. 마이크 트라웃의 3유간 안타를 처리하기 위해 몸을 날렸는데 떨어지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그라운드에 그대로 부딪쳤다. 어깨를 부여잡고 발을 동동 구르며 통증을 호소한 스토리는 즉시 교체됐고, 검진 결과 어깨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토리는 “부상을 당하는 순간 안 좋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이지 처음 느껴본 고통이었다. 항상 낙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고 눈물을 훔치며 “많은 감정이 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참 이해가 안 된다.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스턴 팀으로서도 주전 유격수이자 중심타자의 이탈이라 뼈아프다. 브레슬로는 “우리 팀에는 큰 일이다. 수비적으로 우리 팀에서 어떤 의미인지 숨길 수 없고, 공격적으로도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 경기장에서 그를 볼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5순위로 콜로라도 로키스에 지명된 스토리는 2016년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27홈런을 치면서 거포 유격수로 떠올랐다. 2018년 37홈런, 2019년 35홈런으로 2년 연속 30홈런 이상 때리며 올스타, 실버슬러거를 받았다.
2022년 3월 보스턴과 6년 1억4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대박을 치면서 팀을 옮겼다. 그러나 이후 부상의 늪에 빠졌다. 2022년 계약 첫 해부터 오른손, 왼쪽 발뒤꿈치를 다쳐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94경기 출장에 그쳤다. 시즌을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아 지난해에는 전반기를 날렸다. 8월9일에 복귀했지만 수술 후유증인지 43경기 타율 2할3리(158타수 32안타) 3홈런 14타점 OPS .566으로 커리어 로우 성적을 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지만 8경기 만에 부상으로 또 시즌을 접었다. 8경기 타율 2할2푼6리(31타수 7안타) 무홈런 4타점 OPS .617로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3년 연속 부상으로 인해 스토리는 이 기간 145경기 출장, 341경기 결장으로 출장률이 29.8%에 불과하다. 콜로라도 시절 통산 타율 2할7푼2리 OPS .863으로 활약했지만 보스턴에 와선 타율 2할2푼7리 OPS .681로 공격력이 급감했다. 타자 친화적인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하산’한 뒤 성적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