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물게 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치밀한 범행 계획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계좌에서 많은 돈이 빠져나간 걸 오타니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에 따라 오타니를 향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입출금 내역 알림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미즈하라의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증거로 확보한 상태다. 수사 당국은 미즈하라가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낮추는 사전 형량 조정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불법 스포츠 베팅업체를 운영한 매튜 보이어가 연방 정부의 수사를 받는 도중, 미즈하라는 보이어가 운영한 베팅 업체에 거액의 빚을 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계좌에서 보이어의 계좌로 총 450만 달러(약 60억 원)를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미즈하라는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 당했고 2013년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을 때 미즈하라와 인연을 맺어 친형제처럼 지냈던 오타니는 큰 충격에 빠졌다.
오타니는 지난달 26일 성명문을 통해 “신뢰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매우 충격적이고 슬프다. 내가 스포츠 도박에 베팅을 하거나 의뢰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기에 이해해 줬으면 좋겠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싶다"며 "내가 무언가에 베팅을 하거나 야구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돈을 걸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 그가 그렇게 하고 있던 것도 며칠 전까지 몰랐다. 그가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ESPN의) 취재 의뢰도 알려주지 않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내가 이 문제를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의 개막전 직후의 팀 미팅 때였다. 통역도 없고 영어로 말하고 있었으므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왠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호텔에 돌아와서 둘이 이야기를 하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호텔에 돌아와서야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세히 알게 됐다. 이를 곧 변호사와 다저스 구단에도 알렸다. 이게 지금까지 일어난 상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자신의 계좌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자신의 계좌에서 거액이 송금됐다는 걸 몰랐을 리 없다는 이유로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 당국이 오타니는 불법 도박과 관련이 없다는 걸 확인했고 피해자로 결론지었다. 미즈하라는 기소 예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