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미르를 저렇게 쓰면 안되는데…”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신인 전미르의 호투 행진에 흡족해 하면서도 난감한 현실을 언급했다.
롯데는 전날(10일) 경기에서 7-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필승조를 총동원하고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필승조 대부분이 삼성의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그래도 신인 전미르는 빛났다.
4-3으로 추격 당하던 6회 마운드에 올라온 전미르는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다. 선발 애런 윌커슨이 6회 구자욱에게 투런포를 맞은 뒤 분위기가 묘해진 시점,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를 투입했다.
선두타자 맥키넌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김재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영웅에게 다시 2루타를 얻어 맞아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전미르는 위기에서 더 대담해졌다. 대타 김재성을 헛스윙 삼진, 대타 김현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김호진까지 삼진으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날 위기 삭제 역투로 전미르의 시즌 성적은 9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자책점) 16탈삼진 3볼넷이 됐다.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이 전미르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미르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지금 미르는 마무리 (김)원중이 앞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로 쓰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미르는 지금 저렇게 쓰면 안된다. 편한 상황에 써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게 됐다. 웬만하면 주자가 없는, 편안한 상황에 내보내려고 하고 있는데 지금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필승조 구승민이 2군으로 내려갔고 최준용, 김상수도 아쉬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시점, 전미르는 어느덧 롯데 불펜의 소년가장으로 경험치를 쌓고 있다. 김태형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웃픈’ 현실이다.
한편, 롯데는 윤동희(중견수) 김민석(좌익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지명타자) 정훈(1루수) 이학주(유격수) 손호영(3루수) 최항(2루수) 유강남(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인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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