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30, 바이에른 뮌헨)가 아스날을 꽁꽁 묶으며 '베를린 장벽'이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아스날과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에서 2-2로 비겼던 바이에른 뮌헨은 홈에서 승리하면서 1, 2차전 합계 스코어 3-2로 4강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마지막 남은 대회인 UCL에서 생존하며 트로피 희망을 이어나갔다.
유럽 정상에 올랐던 2019-2020시즌 이후 4년 만의 준결승 진출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우승 이후 UCL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랜만에 4강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치열한 승부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마무리했다. 전반 3분 해리 케인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옆으로 벗어났고, 전반 22분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슈팅도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을 외면했다.
골대도 바이에른 뮌헨을 도와주지 않았다. 후반 1분 레온 고레츠카가 오른쪽에서 요주아 키미히가 올려준 크로스를 머리에 맞혔다. 하지만 공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이어진 라파엘 게헤이루의 왼발 슈팅도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두드리던 바이에른 뮌헨이 기어코 아스날 골문을 열었다. 후반 18분 게헤이루가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키미히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남은 시간을 잘 버티면서 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김민재도 후반 31분 마즈라위 대신 투입돼 왼쪽 수비수 역할을 맡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종료 직전 프리킥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이번에도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 조합으로 중앙 수비를 꾸렸다. 지난 1차전과 같은 라인업이었다. 당시 다이어는 안일한 뒷짐 수비로 주춤주춤 물러나기만 하면서 부카요 사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투헬 감독은 다시 한번 신뢰를 보냈다.
다이어는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아스날 공격진을 잘 막아냈다.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지 않은 덕분이긴 했지만, 약점을 크게 노출하지도 않으며 안정적으로 활약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다이어는 패스 성공률 93%(71/76), 지상볼 경합 성공 4회(4/5), 공중볼 경합 성공 2회(2/4),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3회, 태클 성공 3회(3/4)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6점으로 팀 내 공동 3위였다.
지난 쾰른전에 이은 두 경기 연속 클린시트. UEFA도 다이어를 콕 집어 찬사를 보냈다. UCL 공식 소셜 미디어는 경기가 끝난 뒤 다이어의 사진과 "수비에서 바위"라는 멘트를 공유하며 벽돌 이모티콘까지 덧붙였다.
팬들의 극찬도 이어졌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뒤 다이어 최고의 경기", "누구 사카를 본 사람 있나?", "사카가 선발로 나왔다고? 말도 안 돼", "뮌헨의 벽", "베를린 장벽", "단단한 수비력이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독일 '아벤트 차이퉁'도 다이어에게 평점 2점을 주며 높이 평가했다. 매체는 "전 토트넘 선수로서 오랜 라이벌인 아스날을 상대로 뜨거운 경기를 펼쳤다. 모든 싸움과 공중 경합에 몸을 던졌다. 후반 11분 페널티 지역에서 카이 하베르츠를 막아내기도 했다. 최고였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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