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민희진 대표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를 주장하고 다른 걸그룹을 '아류'라고 표현하는 등의 무례한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경영권 탈취 의혹이 제기되자 22일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입장문에는 하이브가 제기한 의혹에 대한 해명과 근거가 아닌 같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되었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은 민희진 대표가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을 그대로 언급, ‘뉴진스의 아류’라고 직접 표현하며 이들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이 악의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 대표가 그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콘셉트를 창조한 것도 아니면서 뉴진스의 콘셉트를 ‘민희진 풍’ ‘민희진 류’로 명명하는 것이 오만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민 대표는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뉴진스 역시 데뷔 전 ‘방탄소년단의 여동생’으로 국내외에 널리 소개됐던 바다.
이외에도 민 대표의 입장문에는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명시하며 멤버들까지 해당 이슈에 끌어들였다. 멤버들을 보호하기는 커녕 아직 어린 멤버들을 앞장세워서 자신의 정당함을 입증하려고 하는 민 대표의 태도에 더욱 큰 비난이 쏠리고 있다.
그간 민희진 대표는 자신을 뉴진스의 엄마로 칭하며 멤버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진짜 멤버들을 아꼈다면 이런 사안에는 최대한 멤버들을 배제하고 회사와 본인의 입장만을 논리적으로 내세웠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민희진 대표 측은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이 요구된다. 입장문에서는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라고만 반박한 상황. 입장문 대부분을 '뉴진스 베끼기'에 대해 항의와 분노로 채운 반면 핵심 정보 유출, 독자 행보에 나서기 위한 계획 이행 등 하이브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22일 오전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증거 수집에 나선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와 A씨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A씨가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 등이 경영권을 탈취해 독자 행보에 나서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 온 정황을 제보를 통해 파악한 하이브는 감사에 착수해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 대면 진술 확보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하이브는 이날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과 함께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이날 확보한 감사 자료를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mk3244@osen.co.kr
[사진] 어도어, OSEN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