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이른바 '떡상' 중이다. 그리고 이 상승세의 이유는 심플하다. 바로 기본기(악기 따위를 다룰 때나 어떤 운동을 할 때 가장 기초가 되는 기술). K팝 시장에서 베이비몬스터가 점점 대중 속으로 스며드는 배경에는 화제의 멤버라든가 현란한 퍼포먼스가 아닌 노래 실력이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괴물 소녀들이다.
지난 1일 첫 번째 미니앨범 'BABYMONS7ER'(타이틀곡 '쉬시'(SHEESH))를 발매한 베이비몬스터가 처음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국내 대표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쉬시'는 발매 직후 차트 100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한 것. 하지만 29일 기준 멜론 일간차트에서 '쉬시'는 3계단 올라 일간 13위를 기록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상승세 역시 뚜렷하다. 25일(현지시각)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쉬시'는 위클리 톱 송 차트에서 80위에 올랐다. 3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한 것 뿐만 아니라 월별 리스너는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그려 900만 명을 넘어섰다.
베이비몬스터는 신곡 발매 후 음악 방송, 예능프로그램, 유튜브 채널, 라디오 방송 등에서 여러 홍보 활동을 펼쳤는데 멤버들의 모습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라이브'였다. Mnet '엠카운트다운', 유튜브 채널 '잇츠라이브' 등에서 선보인 음원과 별 차이가 없는 이른바 생목라이브는 현장을 술렁이게 했고, 무반주 라이브는 말그대로 무대를 찢어버렸다. 음색, 발성, 랩 실력, 무대 장악력 등 손색없는 실력에 '신인인데 실력으로 압살한다'란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호평은 베이비몬스터가 앞서 발표한 곡 'BATTER UP'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 곡은 27일 기준 1억 회 이상 재생됐다. 지난 해 11월 27일 발표 이후 약 5개월 만의 성과로, 이들의 첫 번째 1억 스트리밍 곡이다. 베이비몬스터가 압도적인 라이브 실력을 증명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것은 확실히 신의 한 수가 됐다.
YG의 걸그룹이면서 처음으로 프로듀서 테디의 손을 거치지 않은 베이비몬스터의 승부수는 결국 기본기였다. 차근차근 본연의 모습으로 힙합 베이스 YG 고유의 DNA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고 발전시키며 꾸준히 멤버들의 실력을 키운 것. "힘들게 경쟁하고 실력 쌓고 데뷔한 그룹의 오리지널리티가 살아 있다", "라이브 보고 소름끼치는 가수 오랜만"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초반부터 화제성으로 이른바 '빵' 터진 게 아닌, 대중이 실력을 알아보고 인정하면서 5세대 주력으로 거듭나는 더욱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지리스닝, 챌린지용 음악이 유행하는 시대에 너무 YG스럽다는 평을 얻기도 했지만 결국 이 YG스러움에는 기본기에 대한 고집이 있었고, YG는 이 기본기가 시대를 불문한 가장 힙한 것임을 다시한 번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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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