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자책했다" 송영진 KT 감독이 얻은 교훈 "매 경기 끝이라고 생각할 것"[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29 21: 41

"매 경기가 끝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선수들 의지도 강하다."
수원 KT는 29일 오후 7시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부산 KCC를 101-97로 물리쳤다.
이로써 KT는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도 패했다면 2패를 떠안고 부산 원정을 떠나야 했지만, 귀중한 1승을 챙기며 한숨 돌렸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을 패한 뒤 2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할 확률은 46.2%(총 13회 중 6회)였다.

29일 오후 경기도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가 열렸다.챔피언결정 1차전을 내준 KT는 수원 홈 팬들 앞에서 반격을 노린다. 반면 방문팀 KCC는 기세를 몰아 연승해 부산으로 향하려 한다.2쿼터, KT 송영진 감독이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4.04.29 / dreamer@osen.co.kr

KCC로서는 아쉽게 연승에 실패했다. 1차전에선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이번엔 뒷심에서 밀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만약 승리했다면 원정에서 2승을 챙기며 우승 확률 84.6%(총 13회 중 11회)를 거머쥘 수 있었으나 패리스 배스를 막아내지 못했다.
배스가 경기를 바꿔놨다. 전반은 KCC의 분위기였다. 알리제 드숀 존슨이 2쿼터에만 24점을 몰아치며 챔프전 한 쿼터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전반 무득점에 묶였던 배스가 후반에만 36점을 퍼부으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허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40분 풀타임을 뛰면서 22점 10어시스트를 올렸다. 허훈이 없었다면 배스가 활약하기도 전에 무너질 수 있었던 KT다. 하윤기도 막판 덩크슛과 결정적인 리바운드를 포함해 13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29일 오후 경기도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가 열렸다.챔피언결정 1차전을 내준 KT는 수원 홈 팬들 앞에서 반격을 노린다. 반면 방문팀 KCC는 기세를 몰아 연승해 부산으로 향하려 한다.2쿼터, KT 허훈이 슛을 시도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2024.04.29 / dreamer@osen.co.kr
송영진 KT 감독은 승리 후 "어려운 경기였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값진 승리를 따내서 너무나 기분 좋다. 지금 허훈이 40분을 뛰었다. 힘을 많이 내줬다. 배스도 후반에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줬다. 그에 맞춰서 수비를 너무 열심히 해줬고, 리바운드도 잡아줬다. 확실히 지난 경기보다는 좋은 경기였다"라고 총평했다.
허훈 풀타임은 계획된 작전이었을까. 송영진 감독은 "풀타임까지는 아니어도 많이 출전 시간을 가져가려 했다. 시작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총력전을 펼칠 생각이었다.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길게 쓸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배스가 전후반 180°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송영진 감독은 작전이었냐는 물음에 "작전은 아니었다. 배스도 국내 선수들과 잘 맞춰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좀 안 풀린 부분이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휴식을 취한 게 후반전 폭발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KT는 이날 하프타임 이후 대반전을 썼다. 창원 LG와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을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었다. 송영진 감독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이야기했다. 오늘 우리가 하고자 했던 약속된 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마이클 에릭이 잘 버텨줬다. 그래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2쿼터에 알리제 드숀 존슨이 그렇게 들어갈 슈팅이 아니었는데 다 들어갔다. 그래서 에릭이 부진해 보였는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가 열렸다.2쿼터 KT 한희원이 버저비터를 성공시키고 송영진 감독과 환호하고 있다. 2024.4.27 /sunday@osen.co.kr
다만 체력 문제는 여전히 고민이다. 송영진 감독은 체력 이야기가 나오자 한숨을 내쉬며 "1차전에서 너무 나중을 생각한 게 아닌가 하고 많이 자책했다. 매 경기가 끝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선수들 의지도 강하다. 그렇게 나가려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에게 힘들다고 사인을 줄 때 바꾸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니 뛰는 동안엔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배스는 어느 정도 관리를 해줘야 한다. 국내 선수들은 사인 보낼 때까지 뛰게 하는 방향으로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차전 잠잠했던 하윤기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송영진 감독은 "오늘을 계기로 충분히 살아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최준용이란 숙제를 던졌는데도 잘해줬다. 하윤기는 희생적인 플레이로 궂은 일을 제일 많이 하는 선수다. 득점이 많이 안 나와도 그 부분을 높게 사고 있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마지막으로 송영진 감독은 새로운 작전이 나올 수도 있냐는 말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방면으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존 디펜스도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 일단 우리가 잘하는 걸 가져가면서 여러 가지를 열어두고 생각해 보겠다"라고 답했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