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두 번째 '런던 라이프'도 실패로 끝날 수 있다. 티모 베르너(28, 토트넘 홋스퍼)가 시즌 아웃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토트넘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15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코너킥 수비 도중 자책골을 넣었고, 전반 27분엔 부카요 사카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전반 22분 미키 반 더 벤의 동점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불운도 있었다.
마음이 급해진 토트넘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전반 38분 카이 하베르츠에게 코너킥 헤더골을 얻어맞으며 0-3까지 끌려갔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전술적으로도 완패였다.
후반에는 그나마 힘을 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후반 19분 상대 골키퍼의 실책으로 만회골을 넣었고, 손흥민이 후반 39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보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토트넘은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하며 홈에서 무릎 꿇었다. 4위 싸움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선발 출전했던 베르너가 경기 시작 30분도 안 돼서 주저앉아 통증을 호소했다. 곧바로 의료진이 달려와 허벅지 뒤쪽을 살펴봤다. 결국 베르너는 브레넌 존슨과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역시나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잘 모르겠다. 베르너는 햄스트링에 문제를 느꼈다. 어느 정도인지 검사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보통 회복하는 데 최소 몇 주는 걸린다. 베르너는 당장 내달 3일 열리는 친정팀 첼시전에 뛰기 어렵게 됐다. 만약 큰 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엔 시즌 아웃까지도 예상된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베르너는 전 소속팀과 맞대결 출전이 의심스럽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임대생인 그는 심각한 부상을 피하길 바라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심각한 햄스트링 부상은 베르너를 시즌 아웃시킬 것이다. 시즌이 종료까지 3주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토트넘 완전 이적을 꿈꾸는 베르너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이다. 그는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이 종료까지. 다만 1450만 파운드(약 251억 원) 정도면 토트넘에서 완전 이적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너는 나름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측면에서 빠른 발을 활용한 강점을 보여주며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브레넌 존슨이나 데얀 쿨루셉스키와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형편없는 결정력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하지만,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주장 손흥민도 "베르너가 감독님이 요구한 바를 잘 들은 것 같다. 우리의 플레이 방식에선 윙어들이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넓고 올바른 위치에 머무른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 나는 그가 남아있길 원한다"라며 희망사항을 드러냈다.
그러나 베르너가 시즌 막판 쓰러지면서 꼬이게 됐다. 토트넘이 이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놓친다면 베르너의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서 반전을 써야 하는 베르너로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