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훈이 ‘이름 잃은 배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성훈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에서 윤은성 역을 맡아 긴장감 메이커로 활약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했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종영했고, 최고 시청률 24.8%(16회)를 기록하며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박성훈은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 윤은성 역을 연기하며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박성훈은 서늘한 표정과 차가운 말투로 속을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고, 집착에 가까운 뒤틀린 사랑과 악랄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뒤 2018년 방송된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 역으로 익숙했던 박성훈. 이후 2022년 공개된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 역으로 열연하며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남남’, ‘유괴의 날’, ‘선산’ 등에서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매 작품 다른 캐릭터지만, 박성훈은 ‘전재준’으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더 글로리’에서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 박성훈이라는 이름보다 ‘전재준’으로 불리면서 소위 ‘이름을 잃어버린 배우’ 중 한 명이 됐다.
박성훈은 이에 대해 “개명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박재준이라고 하기도 하고, 드라마 스태프들도, 행사장에서도 전재준으로 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나뿐인 내편’ 장고래로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때도 좋았고, 전재준으로 불리는 지금도 좋다. 박성훈이라는 이름이 흔하고 각인되기 어렵고 제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데 지금은 전재준 세 글자로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실용적이고 유용한 이름이다. 시청자 분들이 ‘박성훈은 장고래냐 전재준이냐’로 투표하시는 것도 봤는데 비등비등하지만 전재준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눈물의 여왕’ 윤은성은 ‘더 글로리’ 전재준 못지 않은 악역이었다. 박성훈은 “전재준 때는 욕을 많이 먹었다기보다는 웃음코드가 있고, 희화화하시면서 캐릭터를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맣았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 윤은성은 백홍커플의 사랑을 방해하다보니 정말 장수하겠다 싶을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 DM은 다 확인을 하지 못할 정도인데, 육두문자도 있고 마주치면 죽여버리겠다는 내용도 있는데 전혀 불쾌하진 않다. 저희 작품 많이 사랑해주시고, 그만큼 백홍커플에 몰입해서 응원하는 분들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주변에서 나만 나오면 꼴보기 싫다고 하더라. 너만 나오면 짜증난다고 하더라. 종방연에서도 나만 나오면 탄식을 하더라. 김수현이 ‘나쁜 놈’이라고 하더라. 어머니는 속상하시다면서 제발 착한 역할을 하라고 하신다. 주말드라마 한번 더 하라고 하시지만 그땐 드리지 못한 용돈을 드리고 있다”고 웃었다.
박성훈의 악역 역사는 계속될까.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열대야’에서도 공교롭게 악역을 맡은 박성훈은 “딱 이번 작품까지 악역하고 당분간은 착한 역할을 하고 싶다. 착한 역할이 들어오긴 한다. 안 들어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