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결장했다. 팀은 '별들의 무대' 결승 진출 불리한 위치에 내던져졌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가 우위를 점했다. PSG는 오는 8일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두 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만 연장전 없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끝내 결장했다.
원정팀 PSG는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킬리안 음바페-우스만 뎀벨레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중원에 섰다. 누노 멘데스-뤼카 에르난데스-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꾸렸고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이강인은 벤치를 지켰다.
PSG가 먼저 득점을 노렸다. 전반 11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뎀벨레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선제골은 도르트문트의 몫이었다. 전반 36분 슐로터벡이 한 번에 넘겨준 패스를 받아낸 퓔크루크는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곧장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때렸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 장면에서 PSG의 악재가 닥쳤다. 퓔크루크의 슈팅을 막으려던 뤼카 에르난데스가 발목을 접질리면서 루카스 베랄두와 교체됐다. 전반전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도르트문트가 한 골차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엔 급해진 PSG가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연달아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리는 불운도 이어졌다. PSG는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고 도르트문트는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틈틈이 추가 골을 노렸다.
답답함이 이어졌다. PSG 공격진은 도르트문트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교체 카드를 아꼈다. 후반 20분 바르콜라 대신 랑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하긴 했지만, 추가 교체 카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PSG의 0-1 패배로 마무리됐다.
'카날+'와 인터뷰를 진행한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번 경기는 어려웠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런 게 바로 축구다. 때론 환상적이지만, 반대로 이렇게 지기도 한다. 두 팀이 만들어낸 득점 기회를 잘 분석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린 뒤 라커룸 분위기는 침울했다"라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원정이란 점도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엔리케 감독은 "우린 이 장소가 아주 특별한 경기장이며 팬들이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방식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라며 열광적인 원정 구장 분위기가 패배에 영향을 줬다고 인정했다.
한편 벤치만 달군 이강인의 UCL 결승 진출 '적신호'가 켜졌다.
바르셀로나를 8강에서 물리치는 데 일조한 이강인은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의 계보를 이으며 UCL 준결승에 진출한 4번째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이영표는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번에서 박지성과 함께 4강 무대를 누볐다. 박지성은 이후로도 맨유에서 꾸준히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인 선수가 UCL 4강에 오른 건 지난 2018-2019시즌 손흥민(토트넘) 이후 처음이다. 당시 손흥민은 결승에서 리버풀에 트로피를 내줬다.
이강인은 박지성에 이어 16년 만에 한국인 선수로서 UCL 우승에 도전하지만 궁지에 몰렸다. 홈에서 열리는 4강 2차전에서 PSG가 반드시 2골차 승리해야만 '우승' 꿈을 이어간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