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는 굳건하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이라는 내홍에도, 일각에서 제기된 사재기, 사이비 종교 연루설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갔고, 영업이익 흑자로 이를 증명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A씨 등이 경영권을 탈취해 독자 행보에 나서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행해 온 정황을 제보 받아 감사에 착수했고, 중간 감사 결과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또한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하이브는 25일 고발장을 제출했고, 민희진 대표가 불응한 이사회 소집에 대해 법원에 임시주총소집 허가 요청을 접수했다.
바깥에서도 하이브를 흔들었다. 이미 여러 차례 해명한 바 있는 사재기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하이브가 명상단체 단월드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월드 측은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이는 지금 뜬금없이 연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실무근임을 밝히며, 무분별한 댓글은 예고없이 삭제되며 법적조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홍과 외홍 속에서도 하이브는 굳건하다. 굳건하다는 걸 증명하는 건 다름아닌 1분기 흑자.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서도 상장 이후 지속된 영업이익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2일 하이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360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2% 감소한 수치지만 투어스, 아일릿의 성공적인 데뷔가 선배 아티스트들의 휴식기 영향을 상쇄했다. 두 팀의 앨범은 각각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프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2분기부터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 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어, 보이넥스트도어가 컴백했으며, 엔하이픈, 뉴진스가 컴백을 앞두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진은 오는 6월 중순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여기에 하이브는 K팝의 글로벌 대중성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기존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더해 올해부터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IP 개발을 강화하는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도 추진해 현지에서의 주도적 사업자 위상을 확보하고 K팝에 익숙하지 않은 팬들을 하이브 생태계로 유입시키고자 한다.
하이브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적은 상황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익 기초체력이 개선됐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lnino8919@osen.co.kr